실적시즌 커지는 신용등급 하향 우려
강봉진 기자(bong@mk.co.kr)
입력 : 2023.02.14 11:09:47
입력 : 2023.02.14 11:09:47
롯데케미칼·넷마블·LGD 등
신용등급 하향조정 또는 예고
“실적시즌 등급 조정 가능성 커져”
신용등급 하향조정 또는 예고
“실적시즌 등급 조정 가능성 커져”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와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는 실적시즌이 진행되는 가운데 부진한 실적을 낸 상장사에 대한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 하향 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말 신용평가사들이 올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실제 행동에 나서며 연초 훈풍이 불었던 자금조달시장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낸 롯데케미칼, 넷마블, LG디스플레이에 대해 부진한 실적을 이유로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 하향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0일 롯데케미칼(AA+·부정적)에 대해 대규모 적자와 투자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며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3958억원으로, 지난 한해 영업적자 규모는 758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예상을 밑도는 영업실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무안정성도 크게 저하됐다”며 “1조21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재무부담이 경감되겠지만 대규모 투자부담이 이어지면서 순차입금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 1배를 초과하는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차입금 비중이 본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크게 웃돌아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이에따라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예고한 셈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같은 날 역시 부진한 실적을 낸 넷마블(A+·안정적)에 대해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198억원 가량의 영업적자와 작년 한해 10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며 신사옥 건설 등에 따른 현금유출이 예정되어 있다”며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되며 실적 개선 여부와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을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일 LG디스플레이(A+)의 신용등급 전망을 당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7일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8757억원으로, 지난 한해 영업적자 규모는 2조85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만 상장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고 신용평가사들이 모두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예고한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AA·안정적)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지만 재무구조가 취약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김정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손실로 인한 재무구조의 저하 정도가 크지 않고 투자감축 계획 등 고려시 중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회복할 전망”이라며 “신용등급을 (현 수준인) ‘AA·안정적’으로 부여한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상장사에 대해 실적을 바탕으로 신용도 평가를 새로 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다. 다만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상황이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기준으로 부각하며 신용도가 이전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성장세가 꺾이고 과거 대비 높은 금리 수준에서 이자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크레디트 투자에서는 기업 실적전망 단계가 중요하며 실적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신용평가사의) 등급 하향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용등급 A급 발행사의 지난해 3분기 순차입금/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4.1배로 2021년3분기(2.7배)보다 1.5배 상승했다. 2021년말 1조6800억원 수준이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1조8700조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은(영업이익/이자비용)은 6.4배에서 4배로 하락했다. 즉 금리 상승에 따라 각종 비용부담이 커진 셈이다
지난해말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노출된 건설·증권뿐만 아니라 철강·유통·게임 등 국내 주요 업종에 대해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을 내렸다. 또한 향후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신용등급 부정적 전망 건수가 40건으로 긍정적 전망 건수(28건)보다 많다. 또한 8개 금융업종 중 6개(부동산신탁·생명보험·신용카드·저축은행·증권·할부리스), 29개 비금융업종 중 10개 업종(메모리반도체·발전·의류·자동차·자동차부품·정유·종합건설·주택건설·철강·해상운상)에 속한 기업의 실적이 올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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