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손실에 발목 잡힌 오아시스 상장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3.02.14 15:37:41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노리던 오아시스가 지난 13일 오후 상장 철회를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아시스 측과 초기 투자자들은 공모가를 낮추더라도 상장 강행을 원했지만,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의 반대에 결국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1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진행한 결과 상장 철회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오아시스가 일반청약이 시작하는 14일 직전에야 결론을 내린 것은 상장 강행과 철회에 대한 회사와 투자자, 주관사들의 입장이 갈렸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사회를 하루에 두 번 열어 결정을 바꾸는 경우는 일반적이지는 않다”며 “오전과 오후의 결론이 달라질 정도로 상장 강행과 철회에 대한 의견이 팽팽했다“고 전했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 하향 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오아시스는 지난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희망 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이었다. 이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9669억∼1조2535억원이었지만,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에서 2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를 2만원으로만 내려도 기업가치는 약 6300억원까지 떨어진다.

오아시스는 원하는만큼 자금 조달을 못 하더라도 상장사로서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상장을 추진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투자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도 여전히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상장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상장 강행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경우 비교적 최근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재무적 투자자(FI)인 유니슨캐피탈은 공모가를 낮춰 상장할 경우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유니슨은 지분 11.76%를 보유한 오아시스 3대 주주다. 유니슨이 2021년 7월 500억원을 투자할 당시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약 7500억원으로 평가됐다. 유니슨 측은 투자 손실을 우려해 비토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투자펀드(PEF)인 유니슨캐피탈의 경우 다른 투자자들과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상장하자마자 투자 가격보다 손실로 잡히면 투자자(LP)들의 반발 등 감당할 수 없는 상황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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