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후 아파트 월패드 '먹통'…수리비 떠안은 입주민 '분통'
춘천서 179세대 고장 피해…자부담 시 수리비 총 4천100여만원한전 보상·보험 청구 '불가'…"매번 피해 볼 수 없어" 소송 고려
박영서
입력 : 2023.02.14 16:43:46
입력 : 2023.02.14 16:43:46

[독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밖에서 벨을 아무리 눌러도 누가 왔는지, 택배나 배달 음식이 왔는지조차도 알 수 없어요.
엘리베이터 호출은 물론이고 난방 제어 등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예상치 못한 정전으로 인해 아파트 거실 벽에 설치된 스마트 홈기기 '월패드'(통합 주택 제어판)가 먹통이 됐으나 입주민들이 20만원이 넘는 수리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처지에 놓여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14일 해당 아파트 주민과 관리사무소, 한국전력공사 강원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7시 57분께 춘천시 후평동, 효자동, 옥천동 일대에서 지상 개폐기 고장으로 추정되는 정전이 발생해 1시간 20여분 만에 복구됐다.
그러나 정전 후 1천700여 세대가 사는 후평동 한 아파트에서 10%에 해당하는 179세대의 월패드가 고장이 났다.
주민들은 이때부터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도어폰 기능은 물론 방범 감지, 조명·난방 제어 등 아무런 기능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관리사무소가 나서서 한전 측에 피해보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한전은 '직접적인 책임이 아닌 사유로 전기공급이 중단된 경우 손해배상 면책이 적용된다'는 전기공급약관을 들어 배상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관리사무소는 전기위험 담보 특약이 포함된 아파트 화재보험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공공부분이 아닌 개인적으로 소유권을 갖는 '전유부분'의 경우 보험 청구가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춘천=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7시 57분께 강원 춘천시 후평동, 효자동, 옥천동 일대에서 정전이 발생해 암흑에 휩싸여 있다.2023.2.4 [독자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월패드 품질 문제는 아닐까 싶어 허가 인증기관에도 질의했지만, 안전 및 전자파 인증만 통과하면 성능과 관계없이 제조·판매가 가능해 품질 보증기간이 지났을 때 제조사에서 보상할 의무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
결국 관리사무소는 불가피하게 월패드 수리를 자부담으로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1세대당 수리비는 23만1천원으로, 179세대로 계산하면 4천1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다.
입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정전이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임에도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피해를 보아야 하느냐", "내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 왜 자부담인지 모르겠다.
고장 난 세대만 운이 없는 거냐"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또 "정전 났다고 망가지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월패드 자체 결함 문제를 제기하거나 "일단 공용비용으로 수리하고 한전에 구성권을 청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 등을 내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다가오는 동대표 회의에서 수리비를 관리비로 처리할지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후에 주민 동의를 얻어 집단소송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월패드 제작 업체 측은 전력 복구 뒤 순간적인 과전압으로 인해 메인보드가 고장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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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anys@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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