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월부] 테슬라 질주에 차익실현 나선 서학개미 … 인버스에도 뭉칫돈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2.14 17:42:31 I 수정 : 2023.02.14 23:24:13
입력 : 2023.02.14 17:42:31 I 수정 : 2023.02.14 23:24:13
작년 폭락뒤 올해 80% 상승
'줍줍'한 투자자 이달 순매도
테슬라 공매도 美헤지펀드
지난 한달간 76억달러 손실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80% 오르는 상황에서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순매도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테슬라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종목으로 주가 급등기엔 순매도가 나타났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순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가에선 테슬라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서학개미들의 이탈이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9억3100만달러(약 1조1800억원)어치 매도하고, 7억9100만달러(약 1조원)어치 매수해 결과적으로 1억4000만달러(약 18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순매도했을 뿐 아니라 테슬라 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에도 투자했다. 2월 들어 국내 투자자는 AXS 테슬라 베어 데일리(TSLQ) 상장지수펀드(ETF)를 1000만달러(약 130억원)어치,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베어(TSLS) ETF를 500만달러(약 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TSLQ와 TSLS는 11% 하락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의 최애 종목이다. 2월 10일 기준 보유금액이 112억달러로 2위 애플(48억달러), 3위 엔비디아(27억달러), 4위 나스닥지수 등락의 3배만큼 움직이는 TQQQ ETF(21억달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서학개미는 지난해 테슬라가 70% 폭락했음에도 27억달러(약 3조4000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테슬라를 저가에 샀던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80%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108.1달러에서 시작해 1월 말 173.2달러까지 60% 올랐다. 이달 들어 200달러를 넘었다가 현재는 194.6달러(2월 13일 종가) 수준이다. 지난달까지도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사들여 순매수액이 2억8000만달러(약 3500억원) 정도로 전달보다 2.8배 늘기도 했다.
월가에선 테슬라 실적과 주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아직은 앞으로도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연초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 인하하자 판매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껑충 올랐다.
이에 다른 전기차 회사들도 가격 인하 정책에 뛰어들고 있지만, 경쟁사들보다 높은 영업마진을 보이고 있는 테슬라가 이 같은 치킨게임에서 승산이 있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40만5000대, 생산량은 44만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46%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243억2000만달러(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 39억달러(49% 증가), 36억9000만달러(59% 증가)로 급성장했다.
올해 테슬라 목표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 늘린 180만대다. 이익 수준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이익이 동반돼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마진을 유지할 것이라고 스스로 전망했다. 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마스터플랜3' 장기 계획 청사진 발표를 앞두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다만 부정적인 전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유명 전기차 애널리스트인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가 최근 테슬라의 주가 상승이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전기충전소에 대한 보조금 75억달러를 받으려면 지금의 폐쇄형 대신 다른 전기차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
미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서학개미는 나스닥100지수 3배 역추종하는 SQQQ와 ICE 반도체지수를 3배 역추종하는 SOXS를 많이 사들였다. 작년 12월에는 나스닥100지수 3배 추종하는 TQQQ와 ICE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을 많이 샀던 것과 상반된다.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채권 상품이었다. 미국 회사채 중 투자등급 이상의 우량회사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아이복스 USD 투자등급회사채 ETF(LQD)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한편 테슬라 공매도를 때린 미국 헤지펀드들도 10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미국 경제 전문매체 인사이더가 이날 보도했다.
금융 정보 업체 S3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76억달러(약 9조66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헤지펀드가 공매도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이다.
다만 테슬라 주가가 작년 한 해 동안 큰 폭으로 빠져서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해 연간 150억달러(약 19조700억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불과 한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수익의 절반 정도를 잃은 셈이다.
반다리서치는 테슬라에 대한 헤지펀드의 공매도 공세에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다리서치는 "테슬라는 전례 없는 개인투자자들의 흐름을 끌어내고 있다"며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테슬라의 모멘텀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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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예 기자]
'줍줍'한 투자자 이달 순매도
테슬라 공매도 美헤지펀드
지난 한달간 76억달러 손실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80% 오르는 상황에서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 순매도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테슬라는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에 항상 이름을 올리는 종목으로 주가 급등기엔 순매도가 나타났다. 다만 이달 들어서는 순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가에선 테슬라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서학개미들의 이탈이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9억3100만달러(약 1조1800억원)어치 매도하고, 7억9100만달러(약 1조원)어치 매수해 결과적으로 1억4000만달러(약 18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순매도했을 뿐 아니라 테슬라 수익률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에도 투자했다. 2월 들어 국내 투자자는 AXS 테슬라 베어 데일리(TSLQ) 상장지수펀드(ETF)를 1000만달러(약 130억원)어치,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베어(TSLS) ETF를 500만달러(약 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TSLQ와 TSLS는 11% 하락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의 최애 종목이다. 2월 10일 기준 보유금액이 112억달러로 2위 애플(48억달러), 3위 엔비디아(27억달러), 4위 나스닥지수 등락의 3배만큼 움직이는 TQQQ ETF(21억달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서학개미는 지난해 테슬라가 70% 폭락했음에도 27억달러(약 3조4000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테슬라를 저가에 샀던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80% 이상 급등했다. 테슬라는 지난 1월 108.1달러에서 시작해 1월 말 173.2달러까지 60% 올랐다. 이달 들어 200달러를 넘었다가 현재는 194.6달러(2월 13일 종가) 수준이다. 지난달까지도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사들여 순매수액이 2억8000만달러(약 3500억원) 정도로 전달보다 2.8배 늘기도 했다.
월가에선 테슬라 실적과 주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아직은 앞으로도 우상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연초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 인하하자 판매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껑충 올랐다.
이에 다른 전기차 회사들도 가격 인하 정책에 뛰어들고 있지만, 경쟁사들보다 높은 영업마진을 보이고 있는 테슬라가 이 같은 치킨게임에서 승산이 있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더욱 치솟았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40만5000대, 생산량은 44만대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46%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243억2000만달러(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 39억달러(49% 증가), 36억9000만달러(59% 증가)로 급성장했다.
올해 테슬라 목표 생산량은 전년 대비 31% 늘린 180만대다. 이익 수준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이익이 동반돼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마진을 유지할 것이라고 스스로 전망했다. 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마스터플랜3' 장기 계획 청사진 발표를 앞두고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다만 부정적인 전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유명 전기차 애널리스트인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가 최근 테슬라의 주가 상승이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전기충전소에 대한 보조금 75억달러를 받으려면 지금의 폐쇄형 대신 다른 전기차도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주가에 부담을 줬다.
미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서학개미는 나스닥100지수 3배 역추종하는 SQQQ와 ICE 반도체지수를 3배 역추종하는 SOXS를 많이 사들였다. 작년 12월에는 나스닥100지수 3배 추종하는 TQQQ와 ICE 반도체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을 많이 샀던 것과 상반된다.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채권 상품이었다. 미국 회사채 중 투자등급 이상의 우량회사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아이복스 USD 투자등급회사채 ETF(LQD)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한편 테슬라 공매도를 때린 미국 헤지펀드들도 10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미국 경제 전문매체 인사이더가 이날 보도했다.
금융 정보 업체 S3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76억달러(약 9조66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는 헤지펀드가 공매도한 종목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이다.
다만 테슬라 주가가 작년 한 해 동안 큰 폭으로 빠져서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난해 연간 150억달러(약 19조700억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불과 한 달 만에 지난해 연간 수익의 절반 정도를 잃은 셈이다.
반다리서치는 테슬라에 대한 헤지펀드의 공매도 공세에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다리서치는 "테슬라는 전례 없는 개인투자자들의 흐름을 끌어내고 있다"며 "현재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테슬라의 모멘텀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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