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러시아 점유율 '0%'로 추락 … 현대차 공장은 개점휴업

이종혁 기자(2jhyeok@mk.co.kr), 이새하 기자(ha12@mk.co.kr)

입력 : 2023.02.14 17:45:58 I 수정 : 2023.02.14 23:24:13
러·우크라서 고전하는 韓기업
러 수출액 99억弗서 63억弗로




◆ 우크라 전쟁 1년 ◆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2010년 완공 이후 체코 공장과 함께 동유럽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왔다. 연간 생산능력은 20만대에 달하지만 지금은 '개점휴업' 중이다. 2200여 명에 달했던 직원도 일부 주재원을 제외하곤 뿔뿔이 흩어졌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삼성 스마트폰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0%다. 한때 러시아에서만 연간 870만대(19.6%)를 팔았던 삼성의 빈자리는 중국의 샤오미(33.3%)와 리얼미(23.8%) 등이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브랜드 샤오미·화웨이와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을 삼분해왔다. 그러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인 2021년부터 샤오미와 양자 대결을 펼쳐왔고, 그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물류 차질과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감안해 출하를 전면 중단하며 점유율이 0%까지 급전직하했다.

이처럼 러시아에 진출한 삼성·현대차·LG 등 국내 대기업은 기약 없는 경제·산업 정상화를 기다리며 1년 넘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러시아에서 세탁기·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했던 LG전자도 작년 3월 제품 공급을, 같은 해 8월 공장 가동을 멈췄다. 러시아 칼루가주 보르시노에 TV·모니터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작년 초 재고마저 소진되자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어 재가동 여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러시아에 대한 차량 판매 목표를 작년(9만7000대)보다 무려 40% 감소한 5만8000대(도매 기준)로 잡았다. 전쟁 직전 기록했던 판매량 19만5000대(2021년)와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한국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교역 규모도 전쟁 1년을 거치며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기업의 러시아 수출액은 2017년 69억700만달러에서 꾸준히 늘어 2021년 99억8000만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약 63억3000만달러로 1년 새 36.6% 급감했다.

우크라이나 수출액도 2017년 2억6000만달러에서 2021년 5억8000만달러까지 순조롭게 늘었다. 그러나 작년은 62.7% 뚝 떨어진 약 2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종혁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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