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MS·엔비디아·메타 강세" 7대 기술주 수익률 차별화 시작 번스타인 "구글 AI 에러 주의를" 천장 뚫린 S&P500 낙관론 경쟁 월가 "연내 5400까지 갈 수도"
미국 뉴욕 증시가 기술주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 종목(미국 7대 기술주)'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월가 의견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중심으로 간판 기술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가 빠르게 달라지는 등 기술 부문 내에서도 업종별, 개별 종목별 지각변동이 이뤄지는 현실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사비타 서브라매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연구원은 고객 메모를 통해 "매그니피센트 7 종목 중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과 알파벳, 테슬라, 아마존은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두 그룹 간 수익성 격차가 커질 것이며, 나머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까지 감안하면 지수 내 기업의 양극화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밴다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미국 개인투자자의 매그니피센트 7 종목 매수 비중은 작년 1~2월 약 45%였지만 최근에는 28%로 줄었다. 매수 인기 1~2위 종목은 엔비디아와 테슬라였지만 다른 종목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결과다. 실제로 올해 들어 미국 7대 기술주 주가는 눈에 띄게 엇갈린 상태다. 올해 첫 거래일부터 지난 1일까지 엔비디아는 71% 올랐다. 지난달 아마존과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차례로 제치고 시총 3위 기업으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 1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총 2조달러를 넘어섰다.
메타는 광고 수입 회복에 따른 호실적을 등에 업고 올해 주가가 45% 올랐다. 'AI 선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에 대응하기 위해 IBM, AMD 등과 손잡고 AI 연맹을 만드는 등 AI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메타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가를 414달러에서 500달러로 올려 잡았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이 생성형 AI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실수를 이유로 서비스 일시 중단에 들어간 데 따른 반사효과까지 더해져 매수세를 끌어모았다. 해당 종목은 시총 3조달러를 돌파하면서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로 올라선 상태다. 올해 주가는 12% 상승했다. 마크 시머릭 번스타인증권 연구원은 "구글 제미나이가 마이크로소프트 챗GPT에 대응해 다시 신뢰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알파벳의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약 91%인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3.4%였다. 알파벳은 그간 구글을 중심으로 한 웹 광고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춘 덕에 최근 10년간 빠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AI 검색 엔진에 기반한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알파벳은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지난달 22일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약 5% 하락한 반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같은 기간 1.3% 올랐다.
반면 애플은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에 밀린 데다 미국 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등에 떠밀려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주에는 전기차 사업을 접고 AI 사업 강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테슬라 등 전기차 기업이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 전기차 저가 공세 탓에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라는 점까지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따른 바 있다.
한편 뉴욕 증시에서는 낙관론이 흐르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S&P500 지수 연말 전망치를 이전 5000에서 5400으로 올렸다. 이는 야데니리서치와 UBS의 전망과 같은 수준으로, 월가 주요 투자 기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