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돌보려 직장 포기해야 할 판”...간병비 대체 얼마나 들길래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4.03.05 20:27:23 I 수정 : 2024.03.05 20:53:50
입력 : 2024.03.05 20:27:23 I 수정 : 2024.03.05 20:53:50
한은·KDI 노동시장 세미나
작년 돌봄서비스 구인 성공율
절반에 못 미쳐 인력 부족 심각
국내 월평균 간병비 370만원
고령가구 중위소득 1.5배 달해
간병위해 가족 경제활동 포기
2042년에 경제손실 최대 77조
작년 돌봄서비스 구인 성공율
절반에 못 미쳐 인력 부족 심각
국내 월평균 간병비 370만원
고령가구 중위소득 1.5배 달해
간병위해 가족 경제활동 포기
2042년에 경제손실 최대 77조

서울 구로구에서 더세인트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임성재 원장은 간병인 부족을 호소했다. 임 원장은 “이제는 해외동포 간병인도 나이가 들다보니 간병 서비스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돌봄인력은 고용허가제 대상이 아니어서 주로 중국 동포들에 의존하고 있다. 임 원장은 “동남아에서 간호대학을 나온 젊은 인력을 간병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 고령화가 심화되며 간병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간병인력이 부족해 아우성이다.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신규채용수에서 구인수를 나눈 ‘구인 성공률’은 지난해 돌봄서비스직의 경우 50% 이하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지난해 국내 법인 요양기관 89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사대상 요양기관 21%(19개소)가 입소자 정원을 축소했는데 그 이유로는 종사자 구인난이 84%를 차지했다.
이날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채민석·이수민 과장 등이 발표한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르 돌봄서비스직 노동공급 부족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이미 19만명에 달했다. 그해 돌봄서비스 종사자는 79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수요는 이보다 19만명이 더 많았던 것이다.
돌봄서비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높은 가격으로 이어진다. 국내 월평균 간병비는 370만원이다. 65세 이상 고령가구 중위소득(224만원)의 1.7배 수준이다. 육아 도우미 비용도 264만원으로 30대 가구 중위소득의 50%를 넘는다. 한은은 “높은 비용 부담은 비자발적 요양원 입소, 여성의 경제활동 제약, 저출산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 돌봄서비스 공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돌봄서비스 공급 부족은 2022년 19만명에서 급격히 늘어나 2042년에는 61만명~155만명 부족으로 전망된다.
간병인 부족은 해당 가족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고비용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가족이 간병에 나설 경우 그만큼 노동시장에 공급되는 노동력이 줄어든다. 이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2042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3.6%에 달할 것이라는게 한은의 전망이다.
2022년 기준 가족 간병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11~19조원이다. 한은은 전일 간병인 89만명, 고용률 55.0%를 감안해 이같이 추정했다. 최저임금인 연 2297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는 11조원의 노동손실 비용이 발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이다. 평균임금인 연 3941만원을 적용했을 때 노동손실 비용은 19조원으로 GDP의 0.9%까지 불어났다.

한은은 “돌봄서비스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활용을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내국인 종사자를 늘리는 것은 비용부담과 비효율적 자원 배분을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보건서비스 업계에선 저숙련 외국인 고용의 통로인 고용허가제에 돌봄인력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아직 정부는 난색이다. 한은은 돌봄서비스 영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개별 가구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 △돌봄서비스업에 대해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하는 방식 등 2가지를 제시했다.
다만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간병 인력은 고령층 환자와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부분이라 아직까지 외국인 근로자(E-9) 비자 허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트럼피즘에 세계 각국 ‘합종 연횡’···韓 글로벌사우스 공략도 잰걸음
-
2
"머스크의 트럼프 정부 관여, 역대 최악 '브랜드 파괴' 행위"
-
3
유럽IR 마친 진옥동…“골드만삭스와 IB·WM 협력”
-
4
실손보험 간소화 시행에도…병원-보험업계 줄다리기에 “백약이 무효”
-
5
눈덩이 카드론 현대카드에…금융당국 ‘경영 경고’
-
6
제주,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 얻나…WOAH 총회서 논의
-
7
대만서 만나는 K-관광의 매력…전북도, '한국여행엑스포' 참가
-
8
한화손보, 난임 극복 가족 야구대회 초청
-
9
일본제철 US스틸 자회사화 허용? 조건부?…日 아직은 불안
-
10
한경협, 27일 사이버안보 세미나…백악관 前부보좌관 기조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