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쌓이는데 대표이사도 전격 교체…위기의 제2금융권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5.25 07:15:51
입력 : 2025.05.25 07:15:51
연체율 10% 넘는 저축은행 34곳
지역농협 부실채권 1년만에 6조 껑충
에스앤티저축은행, 기존 대표 물러나
지역농협 부실채권 1년만에 6조 껑충
에스앤티저축은행, 기존 대표 물러나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의 상호금융권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들은 부실채권을 속히 털어내는 등 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은 대표까지 전격적으로 교체하며 고강도 쇄신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연체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34곳으로 집계됐다. 라온저축은행이 19.03%로 가장 높았고, 상상인저축은행이 18.70%,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18.17% 등을 기록했다.
건설 경기 악화로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고공행진을 나타냈다. 작년 공시에 따르면 자산 1조원이 넘는 저축은행 31개사 중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10% 이상인 곳은 9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페퍼저축은행의 연체율이 22.8%로 가장 높았고, 상상인(18.6%), 키움(15%), HB(14.5%) 등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산이 13조5800억원 규모로 전체 저축은행 중 두 번째로 많은 OK저축은행도 연체율이 10.4%나 됐다.
부실채권을 뜻하는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규모도 전체 저축은행 79개사가 작년 말 기준 10조4527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도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 전국 873개 신협의 부실채권은 작년 말 기준 7조5652억원으로 전년보다 57% 가까이 늘었다. 전국 1119개 지역 농협의 부실채권은 16조7434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6조원 가까이 크게 증가했다. 전국 89개 수협조합의 부실채권은 2조4495억원으로 전년보다 72% 폭증했다.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신협 등은 부실채권을 상·매각하는 방법으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신협은 대부업 자회사를 통해 올해 1조2000억원 규모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대부업자회사와 조만간 설립되는 부실채권 전담 자회사를 통해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충당금 규모인 1조6000억원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올해도 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상호금융권은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건설·부동산업 충당금 적립률을 100%에서 내년 130%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연임이 결정된 대표이사가 갑작스럽게 교체된 저축은행도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에스앤티저축은행은 이달 중순 김형철 대표가 취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8년까지다. 김 대표는 SNT모티브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전 대표를 지냈던 정운식 대표가 2022년에 취임해 경영해오며, 지난 3월 말 연임이 결정됐음에도 약 한 달 만에 이례적으로 교체된 것이다.
저축은행 업권에선 경영 악화로 책임을 지고 정 대표가 물러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스앤티저축은행은 자동차 부품과 방위·플랜트 사업을 주력하는 SNT그룹 산하에 있다. 자산규모는 작년 말 기준 1754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중 하위권 수준이다. 2022년 8억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3년 23억으로 적자 전환됐다. 작년엔 103억 적자를 보며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작년 연체율도 16.32%에 달해 전체 저축은행 79개사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건전성 악화 문제로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바 있었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표가 전격 교체되는 일은 이례적으로 경영 혁신 차원으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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