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회전술...바이든이 막으면 돌아서 들어간다” [이종화의 세돌아이]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3.02.15 15:33:44

포드, CATL과 기술제휴 형태로 공장 만든다
공장지분 100% 포드 갖지만 中 기술 활용
IRA 보조금 수령시 K-배터리엔 위기 될 수도


※이 기사는 매일 낮 12시에 매일경제 공식 투자 유튜브 채널 ‘자이앤트TV’에서 진행되는 세돌아이 라이브 방송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낮 12시에 세돌아이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시면 기사보다 먼저 관련 내용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중국 2차전지 기업 CATL이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진출한다는 뉴스입니다.

포드는 CATL과 함께 35억달러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습니다. 단 합작사가 아닌 기술제휴 형식으로 공장 지분 100%는 포드가 갖게 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포드는 “미시간주 마셜에 CATL 기술 기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공장 만들어 2026년부터 가동시켜 2500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존재하던 소식이 공식화 되었습니다. 새 공장의 생산 능력은 35기가와트시(GWh)로 전기차 4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드가 기술제휴 형태의 협업을 선택한 이유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우회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지분을 100% 갖고 있는 상태에서 포드는 CATL의 광물 배합 기술을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하며 사용할 계획입니다. 즉 표면상으론 100% 미국 공장이 되지만 내부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CATL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IRA에는 중국 등 일부 국가들과 연관된 원료와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엔 세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CATL이 공장을 위한 자금을 투자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포드가 CATL과 손을 잡은 것은 저렴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서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삼원계(NCM) 배터리를 주로 생산합니다. 반면 CATL은 LFP 배터리를 만듭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이 안 좋지만 가격이 20~30% 저렴하고 화재에 강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포드 입장에선 테슬라가 시작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 확대 등을 위해 저렴한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작 목표는 전기차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라며 “LFP는 가장 저렴한 배터리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 포드는 CATL의 LFP 배터리를 올해 머스탱 마하-E 모델, 2024년 초에 F-150 라이트닝 트럭에 장착할 계획입니다.

CATL 입장에선 라이선스 비용을 받는 형태의 협업인 만큼 당장 큰 수익을 보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단 미국 시장에서 계속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12월 기준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1위 기업이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밀린 2위로 떨어집니다. 즉 CATL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약점을 갖고 있고, 포드와의 이번 협업을 통해 IRA로 영원히 막힐 것 같던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포드와 같은 방식의 협업이 IRA 보조금 수령에 문제를 주지 않는다면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겐 큰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IRA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전기차 침투율이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다는 강점이 사라질 위기에 빠졌습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IRA 프리미엄을 챙겼던 한국 2차전지 밸류체인의 주가가 디레이팅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로 미국 내 시장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절하 되었던 중국 2차전지 업체들에겐 리레이팅 가능성이 생겼다”고 분석했습니다.

단 향후 미국 정부의 대응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이 IRA를 도입한 이유 중 큰 부분이 중국에 대한 견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포드가 이대로 보조금을 받게 된다면 GM이나 스텔란티스 입장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중국 기업과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정부가 포드의 전략을 어떻게 바라볼지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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