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 너 없으면 어쩔뻔 했니”…‘1%대 대출 금리’ 신생아 특례 신청 4조원 넘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입력 : 2024.03.24 13:29:40 I 수정 : 2024.03.24 13:45:04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 대출자 66%
전세자금 대출도 절반이 대환 용도
이달 서울 거래 70%가 9억원 이하
정부, 소득요건 기준 완화 검토


시중 은행에 설치된 신생아특례 대출 안내 입간판 [사진 = 연합뉴스]
최저 1%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 규모가 출시 40일 만에 4조원을 돌파하며, 태아를 포함해 2세 이하 자녀를 둔 젊은 수요층의 내 집 마련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증가세는 출시 일주일 만에 신청이 2조5000억원 규모로 몰렸다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신청 조건이 특정된 데다가 공급 규모가 특례보금자리론보다 작기 때문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을 시작한 올해 1월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40일 동안 들어온 대출 신청은 1만6164건, 4조19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주택 구입 자금 대출(디딤돌) 신청이 1만1887건, 3조2139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구입 자금 대출 중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대환대출 신청 규모는 2조1241억원(구입 자금 대출 신청액의 66%)이었다. 같은 기간 전세 자금 대출(버팀목) 시청은 4277건, 8054억원 규모로, 이 중 대환 용도는 3903억원으로 48%를 차지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가격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평균 금리는 2.41%다.

신청하려면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순자산 4억6900만원 이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신생아 특례대출에 32조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올해는 2023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를 둔 출산(입양) 가구가 신생아 특례대출 대상이다.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은 이달 25일 시작한다.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태아를 포함해 2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가 청약할 수 있으며 결혼하지 않은 가구도 청약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에 당첨됐을 때 입주 시점에 자녀 연령이 2세를 넘더라도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금융업계는 구입 자금 대출에서 대환이 위주가 되며 출시 한 달 만에 약 7만7000명이 17조5000억원(대환 용도 51.5%)을 신청한 특례보금자리론만큼의 위력은 없다는 평가를 내린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올해 1∼2월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에 비해 호전된 상황인데, 신생아 특례대출도 일부 영향을 미쳤겠지만 저가의 급매물이 소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효과’ 9억이하 아파트 거래 증가
올해 1월 말 시행된 신생아 특례 대출의 영향으로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있다.

직방이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총 843건 중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524건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지난 1월 55%, 2월 54%에서 거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아직 거래 신고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3월 들어 이 비율이 70.1%까지 오른 것을 보면 거래 신고가 끝나면 2월 비율 역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용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강북구·도봉구·노원구·금천구·구로구 등에서 거래가 많았다.

전세 시장에서도 신생아 특례대출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 중에도 임차보증금 5억원 이하인 전세 거래가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체 전세거래 중 보증금 5억원 이하 거래 비율은 52.5%(1월)→54.6%(2월)→58.6%(3월)로 증가 추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면 대출한도가 축소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도 연 3.5%로 지난해 2월부터 9차례 연속 동결된 상태다. 1월 거래량이 2509건으로 반짝 증가한 것 역시 스트레스 DSR 시행 전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특례 대출은 하락기에 주택을 매수하려는 실수요자 수요에 부합해 거래에 숨통을 틔워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라면서도 “자금이 소진되기 전까지만 거래가 늘어나는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생아특례대출 소득요건 기준 완화를 추진한다.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국토부에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소득요건 완화 방안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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