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위 메이시스 올해 13%↑ 행동주의펀드가 지분 사들인 노드스트롬도 41%나 올라 "일시적인 할인 효과 일수도" 주가상승 지속 전망은 엇갈려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둔화 우려가 무색하게 올해 들어 미국 대표 백화점 기업들 주가가 시장 지수를 크게 상회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백화점 실적이 좋았고 경기 하강 폭도 예상보다 깊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도 백화점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백화점 기업 메이시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13% 상승해 2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메이시스는 2021년 기준 매출액 규모가 미국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다. 매출액이 두 번째로 큰 콜스의 주가도 이날 올해 들어 36% 상승해 33.45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3위 기업 노드스트롬 주가도 22.26달러로 올해 들어 41% 상승한 상태다. 콜스와 노드스트롬은 연초부터 행동주의 펀드와 관련된 이슈로 주가가 일부 상승한 측면이 있다. 실적 부진으로 경영권 매각 직전까지 내몰렸던 콜스는 지난해 말 행동주의 펀드가 추천한 인사가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일부 끌어올렸다. 노드스트롬도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지분 일부를 매수했다는 소식이 이달 초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메이시스 주가 상승률도 S&P500지수(8%)를 상회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백화점에 보이는 관심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백화점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컨설팅 기업 모닝컨설트 집계 결과 지난 1월 미국 백화점 매출액은 전월 대비 17.5%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4%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 백화점 매출이 증가한 배경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변화한 소비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2~3년 동안 12월 매출이 감소했다가 1월에 반등하는 현상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백화점들이 할인 기간을 연말에서 연초까지 연장하면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더 많은 할인을 기다렸을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다만 미국 백화점 주가가 계속 상승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상승 흐름을 지지하는 근거로는 15일 발표된 미국 소매판매지표가 있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 늘어난 6970억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은 소매판매가 1.9% 증가했을 것이라고 봤는데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세 기업 모두 주가이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경기가 좋을수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 역시 강하고 길어질 수 있어 경기 순환재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월가가 백화점 실적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익이다. 미국의 다국적 투자은행 카우언은 노드스트롬에 대해 "제품을 대폭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영업이익이 더욱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시적인 할인 효과로 매출은 늘었을 수는 있으나 그만큼 이익이 상승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