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순매수 1위 테슬라 판매부진에 올 주가 33% 빠져 2배 상승베팅ETF도 59% 뚝 美 금리 인하 기대감 약해지자 장기채 레버리지 수익률 급락
테슬라와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이 낙폭을 키우자 시세 반등을 기대하며 이들 종목 관련 상품을 앞다퉈 사들인 개인투자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테슬라나 미국 장기 국채 같은 개별 종목에 관련 옵션 거래를 결합한 이른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매달 높은 분배금까지 주는 상품으로 투자자 사이에서 '만능 고배당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시세 하락에 더해 분배금 급락까지 겹치면서 투자 손실 우려를 키우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주식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전날 대비 4.90% 급락하며 연초 이후 33%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날 개장 전 회사가 공개한 올해 1분기(1~3월) 전기차 생산·인도 실적이 월가 기대는 물론이고 이전 실적을 크게 밑돈 영향이 컸다.
같은 날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각각 전날보다 3bp(1bp=0.01%포인트) 오른 4.36%, 4bp 오른 4.51%에 거래를 마쳤다. 시중금리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11월 27일(4.39%) 이후 최고치다. 채권은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인다.
테슬라와 미국 장기 국채 관련 상품은 한국 투자자가 올 들어 집중 매수한 종목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는 테슬라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순매수 6위는 테슬라에 2배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효과가 있는 ETF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TSLT)이다.
미국 장기 국채와 관련해서는 '아이셰어스 20+ 미 국채 엔화 헤지 ETF'와 3배 레버리지 베팅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20+ 미 국채 강세 3X ETF'(TMF)가 각각 한국 투자자 순매수 4위, 8위에 올랐다.
이들 종목은 하락률이 두드러지는데 테슬라 주가 레버지리 상품인 TSLT는 연초 이후 59% 급락했다. '아이셰어스 20+ 미 국채 ETF'(TLT)의 3배 레버리지 ETF인 TMF도 20%가량 떨어졌다.
인기를 끈 옵션 연계 고배당 ETF는 분배금까지 줄었다. 배당 수익과 더불어 테슬라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앞다퉈 사들였던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인컴 ETF'(TSLY)는 지난해 말 1주당 1.2078달러이던 분배금을 점차 줄여 지난달에는 0.8109달러로 발표했다. 분배금이 줄어든 가운데 해당 종목 시세마저 올해 들어 50% 넘게 급락하면서 실질적 손실은 더 불어난 셈이다. 통상 주식은 배당금, ETF는 분배금으로 부른다.
미국 장기 국채 관련 ETF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당 수익과 더불어 미국 국채 가격 반등(수익률 하락)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했던 '아이셰어스 20+ 미국 국채 바이라이트 ETF'(TLTW)도 지난해 말 1주당 0.7460달러이던 분배금을 이달 들어 0.2350달러로 발표했는데 이는 7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투자사 트루이스트는 이날 테슬라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도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227달러에서 176달러로 하향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은 주요국 전기차 보조금 감소와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라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이어서다.
2일 집계 기준 연방기금금리(미국판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7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54.8%로 보고 있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데 이어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