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산성장률 가장 높아요”...운용자가 사람 아니네

원호섭 기자(wonc@mk.co.kr)

입력 : 2023.02.17 19:50:24 I 수정 : 2023.02.17 19:56:16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돌풍과 함께 자산운용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 펀드란 AI가 시장 지표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상품이다. 2010년 중반 이후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상품이 많이 늘어났다. 한동안 코로나19를 겪고 지난해 하락장을 맞아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성과가 좋은 상품들이 재부각되고 있다. 또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AI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토종 벤처기업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크래프트)의 AI를 기반으로 한 펀드가 전세계 AI펀드 설정액 2위에 오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트의 AI를 활용한 하나생명의 글로벌 주식형 변액펀드는 최근 3년 수익률 9.88%를 기록하면서 AI 기반의 다른 펀드보다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성과 덕에 최근엔 설정액이 2040억원까지 확대되면서 전 세계 AI 기반 펀드 중 2위에 올랐다. 이 상품은 지난 2019년 설정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 28%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기간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의 주식채권을 활용하는 60·40 포트폴리오 모델(주식 60%, 채권 40% 투자)이 올린 수익률 25%를 넘어선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자산배분 펀드는 시장 하락 구간에서 채권 비중을 높인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금리까지 급등하는 상황이 겹치는 때엔 주식과 채권이 보여주는 ‘역의 상관관계’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크래프트는 “작년과 같은 상황에선 현금 비중을 높여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생명의 AI글로벌주식형 변액펀드가 현금 비중을 높인 구간은 국내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했던 구간과 상당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급격한 하락장에서 AI의 예측을 기반으로 현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변액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운용자산 성장률 6.5%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트와 매일경제는 이런 AI를 기반으로 지난해 ‘붐&쇼크 지수’를 개발,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 위험도를 매주 초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로부터 17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한 크래프트는 이미 3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 AI 기반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최대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크래프트의 ETF인 ‘QRAFT’와 ‘AMOM’의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12.1%와 10.2%로 같은 기간 S&P500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인 SPY의 9.8%를 웃돌았다. 가치투자 ETF인 NVQ는 동종 가치주 펀드 367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개 AI ETF 모두 동종그룹의 전 세계 펀드 중 상위 10% 이내의 성과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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