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적자 규모를 줄이고자 지난해부터 몸집 키우기를 중단하고 내실 다지기에 전력해온 컬리가 다시 성장 전략으로 '유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창사 이후 첫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대하는 등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올해 신규 사업으로 패션 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2월 빈폴, 구호, 코텔로 등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가 입점한 데 이어 3월에는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쿠론, 럭키마르쉐, 마크제이콥스, 이로, 르캐시미어 등 코오롱FnC 7개 브랜드가 둥지를 틀었다.
현재 컬리의 패션·잡화 카테고리에서 판매되는 상품 수는 1천900개가 넘는다.
컬리가 패션·잡화 상품을 취급한 것은 2022년부터다.
자체 브랜드(PB) 'KS365'(컬리세이프)를 통해 티셔츠나 양말 스타킹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명절이나 어린이날, 신학기 등 시즌성 이벤트로 상품을 운용해 신선식품에 비해 주목도나 매출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
발언하는 김슬아 컬리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슬아 컬리 대표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 페스타'의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2023.7.6 [마켓컬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하지만 올 초부터 삼성물산, 코오롱FnC와 같은 국내 대표 브랜드를 차례로 끌어들이며 패션·잡화 부문의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다.
신선식품에 특화한 마켓컬리, 화장품에 집중하는 뷰티컬리에 이어 세 번째 주력 사업으로 패션을 낙점한 셈이다.
컬리는 자사 플랫폼의 주력 고객인 30∼40대 여성이 식품과 함께 화장품·패션 의류·잡화까지 한 번에 둘러보는 플랫폼을 구축해 또 한 번의 매출 성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2022년 11월에 론칭한 뷰티컬리는 지난해 컬리 전체 거래액(GMV)의 10% 비중을 차지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식품에 비해 단가가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컬리는 뷰티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킨 노하우를 살리면 패션 사업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컬리 관계자는 "패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30∼40대 여성을 충성고객으로 두고 있는 데다 컬리의 장점인 상품 큐레이션 역량을 잘 활용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규 브랜드가 대거 입점한 올해 1분기 패션·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로 늘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마켓컬리 첫 오프라인 행사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6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 페스타'를 찾은 시민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이 행사에는 마켓컬리에 입점한 85개 협력사가 참여해 130여개 식음료 브랜드를 선보인다.2023.7.6 scape@yna.co.kr
컬리는 퀵커머스 사업에도 진출해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울 내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 지역에 도심형 물류센터(MFC)를 확보해 상반기 중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퀵커머스는 주문 후 1∼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물류 서비스다.
밤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8시 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샛별배송'에 이어 신속 배송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컬리는 유통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퀵커머스 수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