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미국 당국으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으면서 디지털자산의 지평이 크게 확대할 전망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3일(현지시간) 블랙록, 피델리티, 반에크를 비롯해 총 8개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했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지 4개월여만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으로는 처음이다. 비트코인이 디지털자산에서 ‘금(金)’에 해당한다면 이더리움은 ‘은(銀)’으로 여겨진다.

SEC는 “신중한 검토 끝에 위원회는 이 신청이 미 증권거래소에 적용되는 증권거래법과 그에 따른 규칙, 규정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ETF가 실제로 거래되기 위해선 추가적으로 증권신고서(S-1)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한다. 다만 이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그간 알트코인은 ETF가 쉽게 출시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금이나 석유 같은 투자 자산으로 위상이 올라간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은 증권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승인으로 솔라나, 스택스를 포함한 다른 코인을 추종하는 ETF도 가까운 시일내에 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된 건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변수가 됐다. 가상자산이 정치 쟁점화되면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잇달아 가상자산 친화적인 발언을 하면서 젊은 층의 지지를 얻은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민승 코빗리서치 센터장은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미국 양당이 초당적으로 친 가상자산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미국 정치 지형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면서 “미국 위주의 가상자산 제도화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본다.

스탠더드차타드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 리서치 대표는 “첫 12개월간 150억달러에서 최대 450억달러(61조5000억원)가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순유입액은 120억달러(약 16조원)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