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쟁탈전] 얼라인파트너스, 늑장 폭로 이유는

입력 : 2023.02.21 14:50:22
제목 : [SM엔터 쟁탈전] 얼라인파트너스, 늑장 폭로 이유는
폭로 보름 전 SM엔터에 이수만 수수료 계약 해제 촉구…하이브-이수만 SPA 체결하자 뒤늦은 폭로 얼라인, 계약 살아있음에도 소청구 포기… 공세에서 '한 배'로 태세 전환?

[톱데일리]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총괄 프로듀서가 일을 안 하고도 향후 10년간 500억원을 챙겨간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운용사 얼라인투자파트너스운용(얼라인투자파트너스)이 지난 9일 폭로한 이른바 '황제 계약'의 골자다.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SM엔터 간 용역계약이 해제된 뒤에도 이 전 총괄이 막대한 규모의 '뒷돈'을 챙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 면서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왔다. 얼라인파트너스의 폭로 시점은 공교롭다. 이미 늦어도 보름 전 황제 계약의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직후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하이브의 SM엔터 대주주 등극을 막기 위해 얼라인파트너스가 폭로를 감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15일 얼라인파트너스는 법무법인을 통해 SM엔터 및 이사진에게 '계약 종료 후 정산에 관한 약정(이하 일몰계약)'을 이행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만약 SM엔터 측이 이 전 총괄과의 계약을 종결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그간 얼라인파트너스는 이 전 총괄이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익을 챙겨간 탓에 SM엔터의 기업가치가 왜곡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라이크기획과 SM엔터의 계약 조기 종료도 얼라인파트너스의 공로로 꼽힌다. 얼라인파트너스가 꾸준히 이 전 총괄과 SM엔터의 거래관계를 종결할 것을 주장해왔기에, 일몰계약의 해제를 촉구하는 것은 자연스로운 행보로 볼 수 있다.

내용증명 발송 후 이틀 뒤인 지난 1월 20일 SM엔터와 얼라인파트너스는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에스엠이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얼라인파트너스의 제안을 전격 수용한다는 내용이었다. 합의문에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SM엔터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른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얼라인파트너스는 SM엔터를 상대로 한 소 제기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의문스러운 점은 이 전 총괄과의 일몰 계약 해제는 합의문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이 전 총괄과 SM엔터 사이 일몰 계약이 해제돼지 않았음에도 소청구를 포기한 셈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 전 총괄과의 계약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그간의 얼라인파트너스 행보와 배치된다. 또한 얼라인파트너스는 향후 우호적 주주로서 에스엠 이사회와 협조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가 SM엔터에 대한 공세를 멈추고 현 이사진과 한배를 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전 총괄과 SM엔터 사이 일몰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지난 9일 이창환 대표의 폭로로 대중에 알려졌다. 얼라인파트너스의 SM엔터를 대상으로 한 내용증명 발송 시기와 보름 정도 차이가 난다. 왜 이 대표는 뒤늦은 폭로를 결심한 걸까. 이 대표의 일몰계약 폭로 시점은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당일이다. 결국 하이브가 SM엔터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커지자 이 대표가 일몰계약의 존재를 외부에 폭로하게 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얼라인파트너스 폭로 일주일이 지난 시점, 이성수 SM엔터 대표는 이 전 총괄이 개인회사 'CTP'를 통해 음반 판매대금의 6%를 떼가는 불공정 계약을 맺고 있다고 재차 폭로했 다. 이 대표 폭로 시점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대표는 지난 6년여간 SM엔터의 사내이사직을 수행해왔다.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시도를 이 대표가 그간 몰랐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전 총괄의 처조카이자 이사회 멤버인 이 대표 역시 역외탈세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지난 수년간 침묵하던 이 대표는 하이브가 최대주주에 오를 상황이 놓이자 이 전 총괄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와 이성수 대표가 이 전 총괄의 부정 의혹을 폭로하는 연합군을 형성한 양상이다.

이성수 대표와 이창환 대표의 폭로가 나온 것은 카카오가 9%대의 SM엔터 지분을 취득하기로 발표한 뒤의 일이다. 카카오가 이 전 총괄의 일몰계약 존재를 알고도 SM엔터에 투자하기로 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다만 투자계약에는 미리 공개되지 않은 경영상 문제 혹은 비위가 발생할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카오는 이창환 대표의 폭로 다음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SM엔터와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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