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불안감에 强달러까지 셀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2.23 17:45:05 I 수정 : 2023.02.23 22:53:34
올들어 첫 주간 순매도 4697억
12개월 선행PER도 13배 육박
금융위기·코로나쇼크 후 최고
코스피 조정장 더 깊어질수도




◆ 상장사 실적 경고음 ◆



기업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연초 급등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상당 기간 조정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반등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이달 들어 2450선에서 한 달째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이 빠르게 하향 조정되기 시작한 때와 겹친다. 연초 이후 순매수로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한 달 전부터 매수 규모를 급격하게 줄이고 있는 것도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선으로 2007년과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지수가 단기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다. 분자에 해당하는 주가가 높아지거나 분모에 해당하는 이익 전망이 내려가면 주가수익비율이 커진다. 최근 10년간 코스피 주가수익비율은 평균 10배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이 13배를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직전(2007년 7월)과 코로나19 쇼크 이후(2020년 8월) 두 번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실적 하향이 빠르게 이뤄지면 고평가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코스피가 당분간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실제로 PER이 13배에 근접했던 과거에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PER이 13.37배까지 올랐던 2020년에는 11.23배 선으로 조정되며 4개월간 2270~2400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2007년에도 코스피는 PER 13배 수준을 형성한 뒤 한 달 만에 10배 선인 1630선대로 하락했다.

1230원대에서 안정됐던 달러당 원화값은 130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주(20~23일) 들어 469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1월 중순에 3조3474억원까지 치솟았던 외국인 순매수가 주간 단위로 순매도를 나타낸 것은 이번주가 처음이다.

기업 실적도 단기간 코스피 흐름을 불안하게 할 요인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실적 전망은 연초 랠리로 인한 고평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3월 주식시장 흐름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거시경제학적 상황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구체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는 기업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로 자율주행 로봇의 보도 통행이 허용됐다"며 "이에 대한 수혜는 LG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코난테크놀로지 인공지능(AI) 관련주도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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