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배당잔치] 하나금융, '주주환원 50%' 부담 없나

입력 : 2023.02.24 14:24:03
제목 : [금융지주 배당잔치] 하나금융, '주주환원 50%' 부담 없나
은행으로 이룬 최대실적…비은행 계열사 부담 가중

[톱데일리] 하나금융그룹이 시중은행 순이익 1위인 하나은행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 나섰다. 지난해 연간 27%의 현금배당성향을 보인 것과 더불어 자사주 매입·소각도 결의했다. 추후에는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625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 기록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둔 하나은행(3조1692억원) 덕이다. 하나은행은 순이익이 전년(2조5704억원) 대비 23.3%나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은행 '3조클럽'에 가입했다. 비은행 계열사는 대부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을 제외하면 증권과 카드, 자산신탁, 저축은행, 보험사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실적 기여도는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비은행 부문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7200억원에 불과했다. 전년(1조2600억원) 대비 57% 이상 줄어든 셈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최근 7년 간 가장 낮은 수치인 19.9%를 기록했다. 20% 미만으로 기여도가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6년 간 비은행 실적 기여도는 연평균 27% 수준이었다.

사실상 '하나은행'의 최대 실적에 맞춰 하나금융도 배당잔치에 나선 건데,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들도 일제히 배당에 나서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부담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 데다, 보통주자본(CET1)비율 13.5% 초과 시 주주환원을 원칙으로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그룹 전체적인 자본적정성이 최근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이 부담이다. 2021년에는 16%대 중반까지 기록했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5.64%까지 약 1%p(포인트)가 떨어졌다. CET1비율 또한 13.15%로 2021년 14%대까지까지 올랐다가 약 1%P 떨어졌다. 순이익을 많이 거둬도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배당액이 커지면 CET1비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일단 하나은행의 경우 중간배당 5700억원과 결산배당 8800억원을 결정하면서 연간 총 1조4500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2021년 연간 배당액은 1조604억원으로 배당성향은 전년도 41.3%에서 45.8%로 올랐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배당이지만, 하나은행도 최근 BIS비율과 CET1비율 모두 하락세에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BIS비율과 CET1비율은 각각 16.49%, 14.48%로 1년 전(17.52%, 15.38%)보다 각각 1%p 가까이 낮아졌다.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75%나 급감한 하나증권의 경우 2021년 연간배당액보다 오히려 배당을 늘렸다. 2021년 중간배당 300억원을 결정했던 하나증권은 지난해 중간배당 300억원과 결산배당 200억원, 총 500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순이익이 2505억원에서 1920억원으로 23.4% 감소한 하나카드는 '첫 배당'에 나섰다. 지난 2014년 당시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으로 출범한 하나카드는 당초 SK텔레콤이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6월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에 전량 매각해 하나카드는 하나금융의 '완전자회사'가 됐다. 배당 규모는 55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28.6% 수준이다.

전년도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한 하나캐피탈은 배당도 202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배당금은 중간배당(100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이다. 2021년(300억원)과 같은 규모다. 하지만 최근 하나캐피탈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50억원, 8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자기자본 대비 각각 0.25%, 0.39% 수준이다. 50억원 미만의 부실채권은 공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 동안 실제로 얼마나 부실채권이 발생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M&A를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비은행 계열사 늘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증권,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생명·손해보험 등 모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업계에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 업계 10위, 하나카드는 전업카드사 7곳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낮다. 하나생명도 소형 생보사로 분류되고, 하나손보는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인수합병 자금은 통상 유보자금을 우선적으로 집행하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성공적인 인수합병은 수익성 증대와 기업가치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자칫 자본적정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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