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이자놀이 이정도였다니”…일본·프랑스보다 3배 더 이익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3.02.24 18:33:32
입력 : 2023.02.24 18:33:32
작년 韓은행 순이자마진 평균 1.59%
‘땅짚고 헤엄치기’식 이자장사 비판
5대은행 작년 성과급 1.4조...35% 상승
‘땅짚고 헤엄치기’식 이자장사 비판
5대은행 작년 성과급 1.4조...35% 상승
국내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과 대출금리 차이로 얻은 이자마진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대형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과도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정부의 비판이 틀리지 않다는 방증이다.
24일 경제통계기관 ‘글로벌이코노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은행들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1.59%로 집계됐다. NIM은 금융기관이 예대마진을 포함해 벌어들인 순수익을 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국내 은행들의 NIM 수준은 세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최상위 수준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금융정책을 협의하는 모임인 G10 소속 국가를 보면 미국(2.77%), 영국(1.84%)을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높았다. 한국과 은행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0.54%)을 비롯해 프랑스(0.52%), 독일(0.96%), 이탈리아(1.07%) 등 ‘3050(GDP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을 넘는 국가) 클럽’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고수익은 성공적 경영의 지표로 볼 수 있지만 은행산업에선 마냥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돈을 맡긴 고객의 수익성은 악화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은행산업이 과점상태이기 때문에 이같은 비판이 더욱 유효하다. 지난해 9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자산이 은행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73%에 달한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간 인수·합병을 통해 과점 상태가 고착화된 것이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도 쉽지 않다. 은행법상 은행 설립을 위한 최소 자금은 1000억원으로 일본(200억원), 미국(10억원), 유럽연합(60억원)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기를 이용해 쉽게 돈을 벌고, 번 돈을 성과급으로 돌리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성과급은 1조3823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가량 늘었다.
다만 국내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제외하곤 큰 수익을 올릴 수 없는 구조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과점시장에서 얻는 이익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해외 금융사들은 비이자부문 수익이 큰 데 반해 국내 은행들은 시장 규제 등 구조적인 이유로 비이자부문을 키우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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