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는 예고편?...여름철 ‘냉방비 폭탄’ 쏟아진다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입력 : 2023.02.26 13:06:32 I 수정 : 2023.02.26 14:06:50
정부, 에너지바우처 예산 5배 늘려
3년새 781억서 3710억으로 증가
30% 오른 전기료 본격 반영되는
무더위 여름철 ‘냉방비 폭탄’ 우려


[사진 = 연합뉴스]
정부가 올 겨울 ‘난방비 폭탄’ 대책으로 취약계층에 난방비 지원을 늘리면서 올해 에너지 바우처에 투입되는 예산이 역대 최대인 3710억원으로 뛰었다. 전기료 인상과 냉방 수요 증가가 맞물려 ‘냉방비 폭탄’이 예고된 여름께 바우처 예산 추가 증액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총 3710억원이다. 기존 편성된 에너지 바우처 본예산 1910억원에 연초 새로 투입한 1800억원을 더한 수치다.

정부는 지난달 난방비 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기존 118만 에너지 바우처 지원 가구를 대상으로 지원금액을 두 배로 올리는 대책을 내놨다. 대책에 소요되는 예산 1800억원 중 800억원은 이미 정해진 예산을 이전해 조달하고 1000억원은 예비비에서 끌어다 쓴다.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2019년 997억원, 2020년 781억원, 2021년 1124억원, 지난해 2306억원에 이어 올해 3710억원으로 최근 3년새 약 다섯 배 급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바우처 지원대상이 확대되고 지원단가가 오른 영향이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냉방비가 복병이다. 지난해 오른 전기료가 냉방비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 여름 냉방비 폭탄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기요금은 지난 1월 기준 전년 대비 이미 30% 올랐는데 연내 추가 인상이 유력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한국전력의 적자와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고려할 때 전기·가스요금의 점진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인상 속도와 폭 조절이 필요하다”면서도 “요금 동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전기료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더운 여름철 냉방용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 냉방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액도 겨울철 난방비처럼 증액하라는 여론과 정치권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여름철 태풍 등 자연재해 발생을 감안하면 냉방비 지원에 추가 투입할 예비비 여력이 넉넉하지 않아 나라 재정을 담당하는 기재부 고심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에너지 바우처 예산은 80% 이상(3097억원)이 난방비 지원 용도다. 냉방비 바우처는 10%인 369억원으로 난방비 지원금에 비하면 한참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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