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은행 이자장사…예금금리 뚝 떨어졌다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3.03.01 09:10:24
1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중금리 하락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하락
예대금리차 0.29%p 커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부 압박으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20개월만에 하락했지만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커졌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한편 은행의 과도한 이자장사를 막겠다는 정부 정책이 절반은 통하고, 절반은 빗나간 셈이다.

28일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5.47%로 전월보다 0.13%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2021년 5월 이후 20개월만에 처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8월 이후 첫 하락 전환이기도 하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전세 포함) 금리는 안심전환대출 전환이 늘면서 전월보다 0.05%포인트 내린 4.58%로 집계됐다. 일반 신용대출도 7.97%로 0.76%포인트 떨어졌다.

기업대출 금리도 전월보다 0.09%포인트 하락한 5.47%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한달 전보다 0.02%포인트, 중소기업은 0.09%포인트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가계와 기업대출 금리가 동반 하락하며 전체 대출금리는 5.4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인상했음에도 시중금리가 하락한 셈이다.

연초부터 계속된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창현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채 등 지표 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금리 모니터링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본격적인 금리 하락이 시작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게 한은 설명이다. 박 팀장은 “지표금리 동향과 은행별 가산금리 조정 등을 같이 봐야 하기 때문에 추세적 하락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하락에도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커졌다. 예금금리 하락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지난달 평균 예금금리는 한달새 0.39%포인트 하락한 3.83%으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는 1.63%포인트로 전월보다 0.29%포인트 확대됐다.

예금은 금리 수준이 낮은 단기물 수신 비중이 커진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잔액 기준으론 예금금리(2.48%)와 대출금리(5.06%)가 각각 0.11%포인트, 0.14%포인트 올라 예대금리차는 2.58%포인트를 기록했다. 신규 취급액과 마찬가지로 잔액도 전월보다 격차가 0.03%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한편 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예금금리는 낮춘 반면 대출금리를 전반적으로 올렸다. 이들 기관들의 예금금리는 0.17%포인트~0.5%포인트 하락했고, 대출금리는 0.02%포인트~0.18%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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