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특별자치도 출범 앞둔 김관영 전북도지사 개발권 중앙정부서 이양 추진 8월 세계 잼버리대회 개최 후 280만평 땅에 관광·레저단지 농생명·바이오 R&D 메카답게 스마트팜·원예단지 집중 육성 '파업 청정' '1기업 1공무원제' 정책 발굴도 기업유치에 방점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최근 전북도청에서 진행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북 도정과 기업 유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작년 6월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에서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으로 민선 8기 전북도지사에 당선됐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이 그의 정치 인생을 관통하는 모토다. 재선 국회의원과 제3당 원내대표를 지내는 동안 철저하게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밟으며 외연을 넓혔다. 전북도지사에 당선된 후 서생과 상인의 감각을 버무려 선보이는 정책도 파격적이다. '기업의 힘이 없으면 도정 발전도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노조 파업 없는 파업 청정지역 구축, 1기업 1공무원 전담제, 세무조사 시기 선택제 등을 내놓으며 기업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전북도청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각종 기업 지원 정책을 내놔 2차전지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장기업 2곳 이상을 유치할 것"이라며 "올해 8월 이후 새만금 개발을 본격화하며 디즈니랜드급 테마파크를 유치하는 등 관광레저산업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년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정부 지원이 늘어난다. 어떤 분야에 힘을 싣고 싶나.
▷새만금 개발이 핵심이다. 지금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새만금 농생명 용지를 매입해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을 계기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의 용지 개발 권한을 전북으로 가져오는 방안을 협의하려 한다. 전북은 농생명산업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가장 책임감 있게 고민하는 곳이다.
―새만금 용지 권한 이양 효과는.
▷대규모 스마트팜과 원예산업 등 고부가가치 단지를 집중적으로 키울 것이다. 농생명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인력 80%가 전북 혁신도시에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한국농수산대 같은 기관이 모여 있다. 2026년 새만금 신항만, 2028년에는 신공항이 완공된다. 새만금 농생명 용지를 활용해 대규모 생산에 나서고 익산식품클러스터에서 가공하며 수출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문화관광산업 거점 조성도 새만금과 접점이 큰데.
▷올해 8월 새만금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열린다. 대회가 끝나면 280만평(약 9.2㎢) 규모 잼버리 용지가 남는다. 이곳에 관광레저 용지 개발을 추진한다.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인데 디즈니랜드와 비슷한 테마파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여러 관광레저 단지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전북 동부권에는 산림 치유, 서해안에는 해양관광 자원이 많다. 이를 결합해 전주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여러 관광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발전의 핵심은 결국 기업 유치인데.
▷그렇다. 지난해 11월 1기업 1공무원 전담제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도청 공무원이 개별 매칭 기업과 연락하고 한 달에 한 번씩 현장에 방문해 경영활동 걸림돌을 없애는 프로그램이다. 접수된 사안은 '기업애로해소단'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도청 공무원 500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14개 시군 단위로 확산해 2000여 개 기업까지 확대하려 한다.
―세무조사 시기 선택제도 있다.
▷지방세 등 전북도가 권한을 가지는 세무조사가 있다. 기업들에 물어 시기를 조율한 뒤 선택해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환경 단속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전예고제를 도입해 기업의 부담을 계속 줄인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게 노조 문제인데.
▷그래서 신(新)노사상생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역내 기업과 노조 노사상생협약을 선언해 적어도 전북에서는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노사 간에 긴밀하게 협조하는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는 협의가 거의 다 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2차전지, 모빌리티 분야에서 성장기업 2곳 이상 유치를 약속했다.
▷전북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RE100 산업단지(기업 사용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산단)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미 천보, 대주전자재료 등 2차전지 관련 소재 기업이 전북에 상당수 들어와 있다. 지난해 말 새만금 지역에 대한 세제 지원 관련법이 통과돼 법인세도 3년간 100% 면제받을 수 있다. 전북에 입주한 기업을 위해 매우 저렴한 장기 임대 용지와 분양 용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다.
―무역적자가 심해지고 있다.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올해 전북 수출 90억달러가 목표다. 농기계와 농자재 기업의 동남아시아 수출이 늘면서 수출이 살아나고 있다. 최근 크게 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 상품도 유망해 익산에 있는 동물의약품 검증센터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특화단지를 만들려고 구상 중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는 농산물 수출과 관련한 다수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
―기업 투자로 역내 고용을 늘리는 상생형 일자리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군산 전기차 클러스터에서 핵심 기업들 실적이 부진해 상생형 일자리가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게 사실이다. 군산 상생형 일자리의 조기 안착에 노력하면서 익산 등 다른 지역으로 고용을 늘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