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동안 두배나 올랐는데”…잘 벌어도 외면받는 이것, 왜?

원호섭 기자(wonc@mk.co.kr)

입력 : 2023.03.01 20:22:10
일반 공모펀드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수익률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TF에 밀린 일반 공모펀드
장기투자 수익률 우수해도
작년 시장규모 크게 줄어


국내 일반 공모펀드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순자산은 2021년 211조에서 지난해 197조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ETF 시장은 52조원에서 지난해 78조5116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추가로 제외하면 펀드 시장 규모는 2020년 102조원, 2021년 107조원, 2022년 101조원에 머물렀다. 여기에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결합증권을 제외하면 일반공모펀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29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공모펀드는 은행사와 증권사 등 일반적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펀드를 뜻한다. 2000년대 초반 적립식 펀드가 크게 유행하면서 펀드 시장은 인기를 끌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손실을 겪으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일반 공모펀드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이후 장기간 주식시장이 정체되면서 공모펀드에 대한 인기가 크게 줄었다”며 “또한 2020년 코로나19 이후 사모펀드 시장, 파생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반면 일반 공모펀드는 낮은 수익률과 수수료 부담 등에 따라 점차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ETF 시장의 확대는 일반 공모펀드에 큰 타격을 줬다. 거래소에 상장돼 투자자가 손쉽게 거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운용보수 또한 저렴한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투자자들은 ETF 시장에 집중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3년간 설정액이 많이 늘어난 펀드 5개가 모두 ETF다 5년으로 확대해도 설정액이 늘어난 일반 공모펀드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25혼합자산자투자신탁종류’와 같은 TDF가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이춘광 레그넘투자자문 대표는 “일반 공모펀드도 인덱스형이 많은데 ETF가 운용보수도 저렴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역시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자본시장의 흐름이 ETF로 흘러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일반 공모펀드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자 금융당국은 활성화 방안으로 ‘공모펀드 상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ETF처럼 상장시켜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목표다. 다만 일반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가 필요한지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반 공모펀드를 통해 펀드 매니저들이 활동을 해야 펀드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왜곡을 막을 수 있고 자본시장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ETF와 같은 대체 투자 상품들이 다양해짐에 따라 굳이 활성화 대책이 필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장기투자 관점에서 일반 공모펀드의 장점을 고려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을 통해 노후자금을 마련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장기 투자가 가능한 공모펀드가 금융투자상품으로 활용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년 기준,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 10위 중 9개가 일반 공모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관련 펀드를 제외하고 상위권에 오른 일반 공모펀드 수익률은 대부분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의 최대 단점을 굳이 꼽자면 투자자가 수시로 자금을 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높은 수익률을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전문 투자자가 아닌 일반인의 경우 공모펀드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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