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국민연금이 지난해 운용본부 출범(1999년)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79조6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전체 수익률은 -8.2%로 집계됐다. 대체투자(8.9%)를 제외하고 모든 부문이 마이너스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연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으로 9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자산별로 보면 국내주식 -22.8%로 가장 저조했고, 해외주식 -12.3%, 국내채권 -5.6%, 해외채권 -4.9%를 기록했다. 지난해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는 지난해 -24.9%를 기록했고,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은 -17.9%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률은 각국의 통화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국민연금 수익률은 일본 후생연금을 관리하는 GPIF(-4.8%), 캐나다 연기금 CPPI(-5%) 보다는 저조했지만 노르웨이 국부펀드인 GPFG(-14.1%), 네덜란드 연기금인 ABP(-17.6%) 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일본 GPIF는 일본 주식 시장과 채권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엔화약세에 따른 환산 평가이익의 영향을 받았다”며 “캐나다 CPPI는 대체투자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률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기금 설립 이래 누적 연환산 수익률은 5.1% 수준이라고 밝혔다. 최근 5년간 총 151조원의 운용 수익을 거뒀다는 설명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과 채권시장이 모두 좋지 않은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올해는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국민연금기금 수익률도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 및 해외 채권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긴축 기조에 대한 경계감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일례로 국고채 3년물은 지난해 연초 대비 193.0bp, 10년물은 141.7bp 상승했다 반면, 대체투자 자산은 부동산, 인프라 자산의 평가가치 상승과 실현이익,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통자산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