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1년' 아르헨, 인플레 둔화했지만 더딘 소비회복 과제

강도높은 긴축정책으로 재정흑자 달성…생필품 소비는 급감
김선정

입력 : 2024.12.01 05:22:33


마트에서 장을 보는 아르헨티나 시민
[EPA=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오는 12월 10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급진적인 개혁으로 재정 흑자와 인플레이션 둔화라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현지 소비 전문 컨설팅 회사 스센티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본 생필품에 속하는 식품, 음료, 위생용품 및 청소용품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했다.

올해 들어 10개월까지 판매는 12.8% 감소했다.

아르헨티나 국민의 주식인 소고기 소비량은 연간 47.2㎏으로,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유제품 판매도 전년 대비 9.5% 하락하면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밀레이 정부는 집권 후 정부 예산 삭감, 대규모 공무원 해고, 공공사업 중단 등의 과감한 재정 긴축 개혁을 통해 재정 흑자를 달성했으며, '재정적자 제로(0)'라는 정책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월 대비 3% 이하로 낮추는 데 성공하면서 거시경제 측면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동시에 각종 보조금 삭감으로 전기·가스·수도 요금 및 교통비가 폭등했으며, 이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맨 시민들은 소비할 여력이 없어 소비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지 일간 라나시온은 소비 회복을 밀레이 정부의 '남은 과제'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경제전문가들과 기업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아르헨티나가 경제 침체의 최악의 시기는 이미 벗어났으며, 2025년 초부터 소비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수경기 회복이 분야별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며, 고소득 가구들이 이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기가 'V자' 형태의 빠르게 반등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면서 가계 수입 증가로 인해 점진적으로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sunniek8@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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