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장에게 묻다-노근창 현대차증권] 2025 박스권 장세에도 살아남을 업종은?

입력 : 2024.12.20 09:43:00
제목 : [센터장에게 묻다-노근창 현대차증권] 2025 박스권 장세에도 살아남을 업종은?
코스피 전체 밴드 상단 2700p 제시…최근 2350p 바닥 확인

불확실 미국 트럼프 2기 수혜주로 '조선·기계·방산' 등 지목

삼전·SK하이닉스 2분기부터 안정세…AI반도체 여전히 유효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인포스탁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상철 기자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미국 관세부터 반도체 보조금 이슈까지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느닷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사태까지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좀처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위기 속에서도 언제나 기회는 있는 법이다. 

20일 인포스탁데일리는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나 내년 2025년에 주목할 만한 종목과 그에 따른 전략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25년차 애널리스트인 노 센터장은 불확실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조선, 기계, 방산' 분야는 전체적인 업황 모멘텀이 계속해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센터장은 2025년에는 여전히 유효한 AI(인공지능)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방어주 중심으로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어떤 불확실성이 나타날지 모른다"며 "내년에는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면서 밸류에이션 하단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어느 정도 반등을 하면 차익실현을 하는 박스권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그는 "반도체 분야는 내년 3분기 실적 개선을 겨냥해 2분기부터 저점 매수를 해야 한다"며 "AI 반도체만 가지고는 메모리 반도체의 하락을 메꿀 수 없다. 재고조정이 끝나고 엔비디아의 B300이 출시되는 2분기 말부터 반도체 업종은 다시 모멘텀을 받을 것이고, 4분기부터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HBM(고대역폭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2분기부터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맞붙고 있는 HBM4를 탑재한 AI칩 '루빈'의 출시일이 앞당겨졌지만 이는 양사에게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블랙웰 B200이 지금 공급되고 있는데 이 제품의 최소한의 제품 수명 주기는 1년 반 이상은 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루빈을 굳이 빨리 출시할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부진한 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단기적 실적 회복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램 체질은 2026년부터 개선될 것이고, 낸드는 계속해서 삼성전자의 1등 DNA가 확장될 것이다. 다만, 파운드리 부문이 회복되려면 최소 3~4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회사가 좋아지려면 Tier-1(티어원) 고객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노 센터장은 2025년 코스피 전체 밴드를 2350에서 2700포인트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에 한번 바닥을 확인했던 지수가 2350포인트"라며 "이는 팬데믹을 제외하고는 제일 낮은 밸류에이션 레벨이기 때문에 다양한 대외적인 불확실성 이 많이 반영된 주가다. 반면에 상단에 대해서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년도 12개월 forward PER(향후 12개월 주가수익률) 9배를 제시한 2700포인트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노 센터장과의 일문 일답

Q. 내년에 주목할 만한 종목은 

A. 트럼프 2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조선, 기계, 방산이 있다. 내년 한 해동안 전체적인 업황 모멘텀이 계속해서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매수할 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또한, 대외적인 불확실성으로부터 약간 비껴나가 있는 섹터가 바이오다. 바이오는 미국 금리의 흐름에 따라 변동성은 있겠지만 금리가 떨어지면 조달 금리가 떨어지면서 모멘텀을 받을 것이다. 성장주 중에서는 AI반도체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AI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방어주 중심으로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트럼프 정권 내에서 과세 부과 등 또 어떤 불확실성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방어적인 전략으로서 밸류에이션 하단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어느 정도 반등을 하면 차익실현을 하는 박스권 접근이 유효할 것이다. 

Q. 반도체 업종 전망은

A. 반도체는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인해 내년 1분기까지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만으로 메모리 반도체 하락을 막을 순 없다. 재고조정이 끝나고 엔비디아의 새로운 B300이라는 제품이 출시되는 2분기 말부터는 반도체 업종이 다시 모멘텀을 받을 것이고, 4분기부터는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시장 우려와는 달리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는 내년 3분기 실적 개선을 겨냥해 2분기부터 저점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Q.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약세 내년에 커질 것이라는데

A. 범용 D램의 경우 DDR4 제품은 지난 3분기부터 가격이 하락했고, 올해 4분기는 가격 하락이 더 심화되고 있다. 내년 1분기 낙폭은 4분기보다는 덜할 것이고, 2분기부터는 가격 하락폭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완화될 것이다. HBM 용량이 많이 확장되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B300부터는 수급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의 설비 투자 우려 때문에 내년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경기를 더 보수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데 현대차증권은 반대로 보고 있다. HBM이 가져오는 블렌디드 ASP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블렌디드 ASP 기준으로)HBM 비중이 높은 회사들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Q. 엔비디아가 루빈 출시일 앞당긴다고 했는데

A. 엔비디아의 블랙웰 B200이 지금 공급되고 있고 성능을 높인 B300이 내년 2월 말에 공급되면 해당 제품들의 최소 제품 수명 주기는 1년 반 이상은 될 것 이다. 현재 단순 LLM(거대언어모델)에서 동영상을 생성해줄 수 있는 멀티모델 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든 제품이 B300이기 때문에 해당 제품은 내후년까지도 수요가 좋을 것이다. 굳이 같은 회사 제품끼리 카니발리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매출을 떨어뜨리는 현상)되는 것은 엔비디아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빈이 언제 나오는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게 중요한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다. 

Q. 삼성전자 주가 회복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

A. 실적 관점에서는 2026년부터 AI반도체 수요가 꺾일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이다. 단기적 실적 회복에 대해 당장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체질 개선은 실적보다 먼저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적은 수요와 공급이 중요하다. 전반적인 수요가 확장된다면 체질이 개선됐을 때 실적도 개선되겠지만 수요가 위축되면 체질이 아무리 개선돼도 실적이 좋아질 수 없다. D램 체질은 2026년 정도되면 개선될 것이고, 낸드는 계속해서 삼성전자의 1등 DNA가 확장될 것 같다. 반면 파운드리 부문은 단기간에 해소되기에는 여전히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하다.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이 중요한데 선단 공정에서 회사가 좋아지려면 Tier-1(티어원) 고객들을 많이 확보해야 된다. 티어원 고객이 확보되는 시점에 삼성 파운드리가 회복될 것이고 그럴려면 최소 3~4년은 걸릴 것이다. 

Q. 파운드리 부문 분사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A. 이미 파운드리 부문이 많이 축소됐다. TSMC가 파운더리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이 없으니까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이 TSMC만 쓰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서버 비즈니스를 안하고 있기 때문에 서버 쪽에서는 고객과 경쟁할 수가 없다. 이런 부분은 과거 모바일 기기일때는 통했지만 서버나 자동차는 삼성전자가 만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크게 부딪히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서버하고 자동차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더리 기술을 축적해 다양한 트랙레코드를 보인다면 오히려 TSMC 고객들도 삼성전자로 옮겨올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다만, 그러려면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 

Q. 내년 코스피 전망은 

A. 내년 코스피 전체 밴드에 대한 제시는 2350에서 2700포인트로 제시하고 있다. 코스피 저점으로는 최근에 한번 바닥을 확인했던 지수인 2350포인트를 제시한다. 이 정도면 팬데믹을 제외하고는 제일 낮은 밸류에이션 레벨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대외적 불확실성이 많이 반영돼 있는 주가다. 반면에 상단에 대해서는 크게 여력이 많다고 보지는 않는다. 트럼프 위기 등 대외적 불확실성과 함꼐 탄핵 정국이라는 대내적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에 내년도 12개월 forward PER 9배를 제시한 2700포인트를 제시한다. 내년에도 다양한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다. 

Q. 올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A. 프로그램이 없을 때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기업들이 밸류업을 왜 해야되는지를 고민해서 시장과 소통하고, 소통을 하는 기업에게 다양한 장려책을 준다면 밸류업 효과가 커질 것이다. 또한, 좋은 기업이 저렴할 때 밸류업을 해야지, 모든 기업이 다 한다면 오히려 좋지 않다. 좋은 기업이 너무 비쌀 때 밸류업을 하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수 있고, 나쁜 기업이 주가 부양만 하면 이것도 투자자들한테는 오히려 손실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좋은 기업인데 밸류에이션이 저렴하면 당근을 제시하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독려하고 그 과정에서 시총이 커지면 변동성이 적어지고, 전체지수도 레벨업 될 것이기 때문에 탑다운(top-down)으로 밸류업을 권장하기보다는 바텀업(bottom-up)으로 가야한다. 

 

김근화 기자 srmsgh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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