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美 70여개 기업 비트코인 투자 열풍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입력 : 2025.01.09 15:19:15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70개 이상 기업이 사들여
기업 재무 부서 공격적 투자에
위험성 크다는 우려 시선도


<자료 = 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미국 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지난해에 선언한 이후 70개 이상의 상장 기업이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통적인 기업 재무 부서가 현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급격히 전환된 모습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 현재 40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4년 사이 2000%가량 상승했다.

이를 따라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보수 성향 소셜 미디어 기업 럼블은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 주식은 이 발표 이후 약 70% 상승했다.

일본 투자 회사 메타플래닛 최고경영자 사이먼 제로비치도 올해 메타플래닛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1만 개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마케팅 기술 기업 반자이의 조 데이비 CEO는 지난 11월 자사의 현금 자산 430만 달러 중 최대 10%를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데이비는 “비트코인 투자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회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의료기기 제조업체 세믈러 사이언티픽은 회사 자산의 대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 회사는 그동안 기업 자금을 다른 사업 인수나 자기 주식 매입에 사용해 왔다. 이 회사는 이제 비트코인을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로 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암호화폐와 관련이 없는 기업들까지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한때 일시적 유행으로 여겼던 코인 투자가 이제 주류의 정통성 모양새를 갖췄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다만 이는 전통적인 기업 재무 부서의 조심스러운 접근법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기존의 기업 재무 부서의 역할은 현금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더 높은 수익을 목표로 위험을 감수하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기업들의 비트코인 구매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반자이의 CEO 조 데이비는 비트코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주주들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재무책임자협회의 나레쉬 아가르왈 부국장은 “위험 회피적인 이사회가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런 투자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리 라이너 듀크대 법대 교수는 “이제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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