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결산] ③ "먹을것 없어진 잔치 될라"…혁신 귀해진 최대 IT전시회(끝)
'한 방' 찾기 어려웠다는 후기 다수…"달라진 하드웨어 안 보여"美 제재 수위 강화에 中 대기업·참가자 줄어
조성미
입력 : 2025.01.11 07:00:12
입력 : 2025.01.11 07:00:12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조성미 장하나 강태우 기자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어지고 있다?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5'가 폐막에 가까워질 즈음 관람객들에게 총평을 물어보면 "생각보다 혁신적인 볼거리는 많지 않았다"는 반응이 여럿 돌아왔다.
인공지능(AI) 등의 최첨단 기술을 앞세워 혁신성을 뽐낸 제품과 기술이 다수 전시됐지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한 방'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진다는 총평이 나온다.
일례로 자동차 업계를 보면 한국 대표 현대차그룹이 올해 전시에서 빠지고 중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다수 참가해 자율주행, 플라잉카 기술 등을 선보였는데, 완전히 참신하다기보다는 이미 나왔던 기술·제품의 반복이라는 인상을 줬다.
BYD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지리자동차의 브랜드 지커는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해 전기차 3종을 선보였고, 소니는 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아필라 1'을 공개했다.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기술 수준에 머물렀을 뿐, 눈에 띄는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로봇의 챗GPT 모멘트'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일순간 커졌지만, 막상 올해 CES 행사에 출품된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과거에 공개됐던 기능과 외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일본에서 온 다카하시 고헤이씨는 이번 CES에 대해 "전반적으로 작년에 얘기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며 "특히 자동차 쪽은 올해 현대차·기아가 참가를 안 하고, 도요타도 '우븐시티'를 얘기하기는 했지만 신차를 내세운 것은 아니어서 특별히 새로운 게 없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066570]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부스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와 테크 기업, 스타트업 부스 등을 다 돌아봤는데 솔직히 하드웨어 관점에서는 달라진 게 보이지 않았다"며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보다는 대부분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AI 등 보이지 않는 쪽으로 전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내용에서 한 방의 '킥'을 찾기 힘든 이유로는 점차 치열해지는 기술 경쟁 속에서 타사 관계자를 포함한 관람객에게 자사가 보유한 신기술을 공개하기 꺼리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카피캣' 전략을 쓰는 중국 업체들이 다수 참가하면서 CES 참가 기업들이 전체 공개 부스에는 '지속가능성', '공감대' 등의 가치 지향적인 표어만 주로 강조하고 내밀한 신기술이나 제품은 초대받은 이만 들여다볼 수 있는 개별 전시관(프라이빗 부스)에서 선보이는 추세다.
국내 한 정보기술 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신기술을 꼭꼭 숨기는 대기업 위주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보다 규모는 작지만 인수합병이나 기술 적용 목적으로 투자자들이 찾는 유레카관이 훨씬 붐비는 것도 달라진 CES 트렌드"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 중국 업체의 참여가 해마다 줄고 있는 것도 CES의 볼거리가 줄어드는 한 가지 이유로 지목됐다.
올해 CES에 부스를 차린 중국 기업은 1천339개로 역대 최대이자 주최국 미국(1천509개)에 이어 2위다.
참가 기업 수만 놓고 보면 중국 기업 참여가 활성화되는 듯 보이지만, 미국의 중국 IT 대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 강화로 이름을 알만한 중국 주력 테크 기업은 CES 참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정부가 제재하거나 블랙리스트로 올린 화웨이와 드론업체 DJI 등으로, 전략 기술에 속하지 않는 가전제품이 주력인 TCL, 하이센스 등 일부 중국 대기업만 전시 부스를 크게 차렸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CES 2025에 초청받은 중국 기업 관계자들까지 무더기로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도 전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CES에 참가한 한 국내 부품업계 관계자는 "행사 시작 전 중국 업체와 미팅을 잡고 왔는데 비자 발급이 안 돼 대부분 미팅이 취소됐다"며 미·중 갈등 영향을 직접 체험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CES 2025 개막 전 "CES에서 '탈중국화'가 진행된다면 이 박람회가 과연 대표적인 국제 행사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csm@yna.co.kr(끝)
인공지능(AI) 등의 최첨단 기술을 앞세워 혁신성을 뽐낸 제품과 기술이 다수 전시됐지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한 방'은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진다는 총평이 나온다.
일례로 자동차 업계를 보면 한국 대표 현대차그룹이 올해 전시에서 빠지고 중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다수 참가해 자율주행, 플라잉카 기술 등을 선보였는데, 완전히 참신하다기보다는 이미 나왔던 기술·제품의 반복이라는 인상을 줬다.
BYD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지리자동차의 브랜드 지커는 올해 CES에 처음 참가해 전기차 3종을 선보였고, 소니는 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아필라 1'을 공개했다.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기술 수준에 머물렀을 뿐, 눈에 띄는 혁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로봇의 챗GPT 모멘트'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일순간 커졌지만, 막상 올해 CES 행사에 출품된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과거에 공개됐던 기능과 외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일본에서 온 다카하시 고헤이씨는 이번 CES에 대해 "전반적으로 작년에 얘기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며 "특히 자동차 쪽은 올해 현대차·기아가 참가를 안 하고, 도요타도 '우븐시티'를 얘기하기는 했지만 신차를 내세운 것은 아니어서 특별히 새로운 게 없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066570] 대표이사 사장도 지난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 부스뿐 아니라 자동차 업계와 테크 기업, 스타트업 부스 등을 다 돌아봤는데 솔직히 하드웨어 관점에서는 달라진 게 보이지 않았다"며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보다는 대부분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AI 등 보이지 않는 쪽으로 전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 내용에서 한 방의 '킥'을 찾기 힘든 이유로는 점차 치열해지는 기술 경쟁 속에서 타사 관계자를 포함한 관람객에게 자사가 보유한 신기술을 공개하기 꺼리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카피캣' 전략을 쓰는 중국 업체들이 다수 참가하면서 CES 참가 기업들이 전체 공개 부스에는 '지속가능성', '공감대' 등의 가치 지향적인 표어만 주로 강조하고 내밀한 신기술이나 제품은 초대받은 이만 들여다볼 수 있는 개별 전시관(프라이빗 부스)에서 선보이는 추세다.
국내 한 정보기술 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신기술을 꼭꼭 숨기는 대기업 위주의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보다 규모는 작지만 인수합병이나 기술 적용 목적으로 투자자들이 찾는 유레카관이 훨씬 붐비는 것도 달라진 CES 트렌드"라고 말했다.
한편, 대형 중국 업체의 참여가 해마다 줄고 있는 것도 CES의 볼거리가 줄어드는 한 가지 이유로 지목됐다.
올해 CES에 부스를 차린 중국 기업은 1천339개로 역대 최대이자 주최국 미국(1천509개)에 이어 2위다.
참가 기업 수만 놓고 보면 중국 기업 참여가 활성화되는 듯 보이지만, 미국의 중국 IT 대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 강화로 이름을 알만한 중국 주력 테크 기업은 CES 참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정부가 제재하거나 블랙리스트로 올린 화웨이와 드론업체 DJI 등으로, 전략 기술에 속하지 않는 가전제품이 주력인 TCL, 하이센스 등 일부 중국 대기업만 전시 부스를 크게 차렸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CES 2025에 초청받은 중국 기업 관계자들까지 무더기로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도 전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CES에 참가한 한 국내 부품업계 관계자는 "행사 시작 전 중국 업체와 미팅을 잡고 왔는데 비자 발급이 안 돼 대부분 미팅이 취소됐다"며 미·중 갈등 영향을 직접 체험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CES 2025 개막 전 "CES에서 '탈중국화'가 진행된다면 이 박람회가 과연 대표적인 국제 행사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cs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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