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년물 금리 5%···미 장기채 투자자 ‘울상’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1.14 15:48:36
입력 : 2025.01.14 15:48:36
美 장기채 금리 5% ‘뉴노멀’ 우려
TMF는 한 달 만에 24% ‘뚝’
연준 금리 인하 기대 꺾인 탓
TMF는 한 달 만에 24% ‘뚝’
연준 금리 인하 기대 꺾인 탓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견조한 미국 고용 지표가 발표되자 미국 장기채 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손실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2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5.07%를 기록했다.
20년물 금리는 지난 8일(현지시간) 5%를 돌파해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연이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5%대 금리가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권 가격은 통상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따라서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기가 도래하기 전에 장기 채권을 매수한 뒤, 금리가 인하되면 차익을 노린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빅컷’을 단행한 이후 시장에서는 올해 본격 금리 인하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달 10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예상치를 웃도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을 위축시키는 지표들이 꾸준히 나오는 모습이다.
여기에 트럼프 신(新)행정부 시대에서는 재정지출 확대로 인플레이션이 예측되면서 미국 장기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미국 20년물 장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20년물 이상 미국채 ETF(TLT)’는 지난 10일 기준 한 달 만에 8.2% 하락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미국채 20년물 이상 불3X ETF(TMF)’도 23.7% 하락했다.
상대적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 장기채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서학개미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TLT와 TMF ETF를 대거 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TLT ETF를 2억7230만달러(약 3712억원), TMF ETF를 2억448만달러(약 2785억원) 순매수했다.
미 국채 수익의 환율 변동성을 제거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 헤지 ETF’는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3억4456만달러(약 4697억원) 순매수했다.
이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과 함께 국채 금리가 상승하자 서학개미들은 순매도세를 키워 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2~18일까지 TMF 순매도액은 6906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대두된 이후 지난달 19~25일까지는 1억2628만달러 순매도로 1주일만에 순매도가 83% 급증했다.
국채금리 5% 뉴노멀의 시대에 도래하는 모습이지만, 서학개미들은 미 장기채 ETF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미국 2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한 이달 9~13일까지 서학개미들은 TMF ETF만 2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미 장기채 ETF 투자자들의 수익성은 불투명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반등은 장기 영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수익률 곡선이 스티프닝(steepening·채권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13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채권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위험으로 더 높은 만기 프리미엄을 요구하면 채권 수익률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금리인하는 끝났고, 인상까지 내다보는 전망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경기 지표 호조가 지속될수록 (트럼프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와 결합되면서 금리 인상 논의가 부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딧야 바브 이코노미스트도 “12월 일자리 보고서 이후 금리 인하 주기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논의의 초점을 인상으로 옮길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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