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명품 사나요”...브랜드보다 가성비 추구하는 ‘듀프’가 뭐길래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hjk@mkinternet.com)

입력 : 2025.01.20 12:19:54
브랜드보다 ‘가성비’ 추구 소비자 늘어
유니클로, 지난해 하반기 한국 매출 10%↑
무신사도 매출 1조 클럽 합류…인재유치 나서
이랜드, SPA 스파오 패션 매출 견인


월마트에서 판매 중인 ‘워킨백’.[사진제공=월마트]


미국 대형 슈퍼마켓 월마트에서 만든 한 가죽 가방이 출시되자마자 완판됐다. 프랑스 명품회사 에르메스 버킨백과 닮았다해서 ‘워킨백’으로 불리는 이 가방은 약 11만원이면 살 수 있다. 장인 1명이 40시간에 걸쳐 만든다는 버킨백 스텐다드 모델 가격이 약 3900만원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워킨백 354개를 모아야 오리지널 버킨백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워킨백의 인기는 ‘듀프’ 소비와 맞닿아있다. 명품이나 고가 브랜드 제품 인기가 떨어진 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품인 ‘듀프’ 소비는 늘고 있다. ‘듀프(dupe)’는 ‘duplicated(복제된)’의 줄임말로, 고가 제품과 비슷한 품질이나 디자인을 가진 저렴한 대체 상품을 말한다. 그만큼 가격 보다는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진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유독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 고물가에 가성비 전략이 통한 것이다.

일본제 불매운동 ‘노재팬’의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도 지난해 하반기 한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에 따르면,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9~11월) 매출은 8951억엔(약 8조3998억원)으로 전년 동기(8108억엔) 대비 10.4% 증가했다.

2022년부터 매출이 회복세를 보인 유니클로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 6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다시 넘겼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무진장 아웃렛 팝업스토어.[사진제공=무신사]


패션 플랫폼 무신사 역시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3년 연결 기준 무신사 매출액은 9931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지난해에는 1조원을 거뜬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무탠다드)’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에 효자가 됐다. 무탠다드는 지난해 8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한화갤러리아·AK 등 국내 5대 유통사에 모두 입점했다.

무신사는 관련 업계 S급 인재를 잇달아 영입하며 인력 확보에도 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무신사 테크 부문을 총괄하는 자리에 배달앱 플랫폼 요기요 CEO를 지낸 전준희 부문장을 영입했다. 최근에는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최운식 전(前) 이랜드월드 대표를 부문장으로 영입했다.

이랜드그룹 역시 패션부문에서 이랜드 산하 SPA 브랜드 스파오가 실적을 견인했다. 스파오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약 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스파오는 고물가 속 가성비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 10월 ‘착한 가격’을 선언하며 웜테크(발열) 내의 가격을 2009년 첫 출시가 1만 2900원보다도 낮은 9900원에 내놨다. 베이직 푸퍼(6만 9900원)와 플리스(2만 9900원)도 지난해 가격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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