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뿜는 코스피 식힌 美물가…금융·증권 약세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입력 : 2025.07.16 17:49:28 I 수정 : 2025.07.16 19:30:27
美 CPI 여파로 달러 강세전환
미국 장기채 금리 급등하며
외국인 이탈에 코스피 '후진'
공매도 잔액 석달새 136%↑
상법기대로 오르던 韓금융주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 된서리






연중 최고치를 계속 경신해 오던 코스피가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이란 암초를 맞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시장이 관세 영향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상승을 우려하며 미 국채 30년 수익률이 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탠 달러당 원화값 역시 1385원대까지 떨어졌다. 상법 개정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던 코스피가 당분간 추가 모멘텀 없이는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 탓에 숨 고르기 장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 하락한 3186.38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57% 올랐으나 그동안 상법 개정 모멘텀으로 급상승했던 금융·증권 업종이 크게 조정받으며 지수가 하락했다.

전날 엔비디아의 중국 반도체 수출 재개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스피에 찬물을 끼얹은 소식은 미국 6월 CPI로 인한 미 장기채 금리 급등이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77%로 4.5%에 바짝 다가섰다. 한 달 만에 9.11bp(1bp=0.01%포인트)가 올랐다. 30년물은 5.007%까지 올라 한 달 만에 11.73% 상승했다.

그동안 글로벌 유동성을 이끈 동력은 미국 달러 약세였는데 달러 인덱스가 이날 98.31까지 올라왔다. 이달 2일 96.42까지 내려가며 달러 약세 추세가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에서 1조400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 자금도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68억원 순매수했는데 선물은 7283억원 순매도했다. 현물 순매수도 삼성전자가 372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종목에서 순유출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금융주들의 하락폭이 컸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1위는 KB금융(533억원)이었으며 3위는 메리츠금융지주(245억원)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와 코스피가 연고점을 새로 쓰면서 미국 물가지표 발표가 차익실현 심리를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16일(현지시간)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비롯해 이달 말 공개되는 개인소비지출(PCE)까지 미 정책금리를 좌우할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관망심리 역시 강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7.1% 하락하고 우리금융지주가 6.73% 내리는 등 그동안 주가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별다른 조정 없이 오른 증시에 공매도 잔액 역시 크게 늘어났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9조2319억원으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지난 3월 31일 3조9156억원에서 135.77% 급증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지난 9일 9조452억원을 찍으며 2023년 12월 12일(9조939억원) 이후 31개월 만에 9조원을 돌파했다.

[김제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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