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약해진 美방산주…드론기업만 훨훨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7.16 17:48:48 I 수정 : 2025.07.16 22:00:49
"자강안보" 유럽, 美의존낮춰
獨·佛 대표방산기업 주가 쑥
美록히드마틴은 올 마이너스
트럼프 드론산업 육성나서자
무인기 크라토스 주가 2배로






글로벌 군비 경쟁 흐름 속에 각 국 방산주가 비상했으나 미국 대표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방위산업 최강국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자강 안보'가 떠오른 데다 기술 이전에 보수적이라는 점이 방산주들 발목을 잡았다. 미국 증시에서는 록히드마틴 등 대표 방산 기업보다는 정부의 드론 산업 육성 기조에 맞는 관련 업체들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까지 138.19% 상승했다. 동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침투율을 높여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새 정부가 방산 수출 지원 의지까지 강조하면서 주가가 치솟았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13만원 수준이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이제 황제주의 기준인 100만원선 돌파를 넘보고 있다. 또 다른 K방산 대표 기업인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역시 올해 269.48%와 140.55%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 방산 기업 가운데 올해 가장 두드러지게 성장한 기업은 라인메탈이었다. 유럽에서 독보적인 국방비 증액 행보를 보이는 독일의 라인메탈은 올해 들어 지난 15일(현지시간)까지 주가가 202.65% 치솟았다. 지난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23.2% 늘린 독일은 올해 950억유로에서 2029년 1620억유로로 70% 가까이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라인메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요가 급증한 155㎜ 포탄을 생산하고 있고, 독일 KMW(크라우스 마페이 베그만)와 공동 생산하는 레오파드 전차 수주도 잇따르며 2030년 수주잔액 3000억유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기간 프랑스의 탈레스는 80.23% 상승률을 기록했다. 탈레스는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정보기술(IT) 현대화 사업을 벨기에 프록시무스와 공동으로 따냈으며 약 3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 지원 사업 계약도 체결했다.

지난 13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320억유로 수준이었던 국방 예산을 2027년까지 두 배인 640억유로로 증액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분기 기준 700억파운드가 넘는 수주잔액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BAE시스템스는 올 들어 주가가 63.76% 올랐다.

유례없는 글로벌 재무장 추세에도 미국의 방산주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3.26% 하락했다. B-2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한 노스럽그러먼과 M1 에이브럼스 전차로 유명한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이 기간 주가가 각각 13.13%, 14.18%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프랑스에서 록히드마틴의 다연장 로켓 LRU M270의 퇴역을 앞두고 한국의 천무를 고려하는 등 '탈미국' 기조를 보이면서 군비 확대 수혜에서 미국 종목들이 비켜난 모습이다. 또한 주요국들이 방산 수입에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면서 원천 기술 유출에 회의적인 미국 기업들이 소외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본격적인 지원책을 펼치자 드론 관련 방산주들은 호조세다. 차세대 스텔스 드론 발키리를 개발한 크라토스디펜스는 올해 93.78% 상승했고, 소형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와 자율 정찰기 퓨마 등을 판매하는 에어로바이런먼트는 71.48% 올랐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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