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연준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美 장기채서 단기채로 환승

"FOMC 금리 동결 전망…10년물 고점 여부는 트럼프 정책 시행 이후에"
임은진

입력 : 2025.01.26 06:05:01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자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장기채에서 단기채로 갈아타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단기물 투자를 늘리는 모양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2일 국내 투자자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를 1억8천841만9천607달러(약 2천709억원) 매수 결제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발행한 만기 3개월 이내의 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로, 전년 같은 기간(2천131만1천265달러) 대비 약 8.8배 증가했다.

또 만기가 짧은 미국 회사채에 투자하는 '뱅가드 단기 회사채 ETF'(VCSH)는 8천572만201달러(약 1천232억원) 매수했다.

반면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는 매수세를 축소하고 있다.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ETF'(TMF)는 1억6천807만6천9달러(약 2천417억원)를 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2천186만8천24달러(약 3천189억원) 매수 결제한 것과 대비된다.

이 같은 장기채에서 단기채 투자 상품으로의 '환승'은 연준이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에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보인다.

통상 장기채는 듀레이션(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 단기채보다는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그만큼 채권 가격이 더 내려가 손실을 보게 된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반면 단기채는 만기가 짧아 금리 변동의 영향을 덜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처로 분류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관세 및 감세 공약에 따른 불확실성에다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더해지면서 취임 직전까지 금리가 상승했다.

실제로 글로벌 채권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금리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4.7940%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한 이후 즉각적인 관세는 유예되면서 금리는 소폭 하락해 4.6%대로 내려왔다.

시장에선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주목하면서도 국채 10년물 금리의 방향성은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하는 것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일단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50bp(1bp=0.01%포인트)를 시작으로 3연속 인하로 단기간에 금리를 100bp 낮춘 Fed 입장에서는 1월 FOMC는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를 수 있는 적기"라면서 "선물 시장에서도 1월 동결을 기정 사실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의 현 수준은 지난해 4월 기록했던 고점 수준에 있다"면서 "아직은 미국 국채 10년의 고점 인식이 강화되긴 어렵다.

트럼프 정부 정책 시행, 1월 기준금리 동결 등을 소화한 뒤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ng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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