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성과급 줄게"…반도체 업계 대세된 '자사주 옵션'
SK하이닉스 이어 DB하이텍도 첫 '주식 성과급 제도' 도입삼성전자, 임원 대상 제도 실시…"장기적 관점의 책임경영 요구"
강태우
입력 : 2025.01.27 07:00:02
입력 : 2025.01.27 07:00:02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글로벌 빅테크와 현대차, 한화그룹이 앞서 도입한 '주식 성과급 제도'가 반도체 업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기존에 현금 100%로 지급하던 성과급의 일부를 주식으로 주는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근로 의욕 고취와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고 주가를 부양한다는 구상이다.

성과급으로 자사주 옵션 늘리는 기업(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000990]은 지난 17일 작년 한 해 실적에 따른 '생산성 격려금(PI)'으로 연봉의 약 15%를 책정하고, PI의 최대 50%까지 자사주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DB하이텍이 자사주 옵션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보유 시 구매가(3만3천700원)의 15%를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2022년 말에 2023년 지급될 성과급에 대해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한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도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들은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10∼50%)를 자사주로 선택하고, 1년을 보유하면 매입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더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인 PS를 초과분(기본급의 500%)을 더한 총 1천500%를 지급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이나 대만 TSMC도 자사주 옵션 제도를 도입, 실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회사가 성장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주식을 가진 본인(직원)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임원을 대상으로 RSU가 아닌 약정 시점에 회사가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보상(RSA)'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 도입 이후 처음으로 임원에게 성과급의 50% 이상을 자사주로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선택해야 한다.
OPI는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특히 부사장 이하는 지급일로부터 1년간, 사장단은 2년간 각각 지급받은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 했다.
만일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률만큼 지급 주식 수량도 줄어든다.
주가 하락 시 자사주 지급량도 줄이는 것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5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주가를 부양하고, 이를 위해 경영진 등 임원들의 참여를 적극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을 회사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자사주 선택 비율이 너무 높고, 주가가 실적 외 여러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다 보니 다소 가혹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다만 임원들이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 경영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선진국형 보상체제로 가는 첫걸음마를 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DB하이텍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는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식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burning@yna.co.kr(끝)
기존에 현금 100%로 지급하던 성과급의 일부를 주식으로 주는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등을 통해 구성원들의 근로 의욕 고취와 책임경영 의지를 강화하고 주가를 부양한다는 구상이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000990]은 지난 17일 작년 한 해 실적에 따른 '생산성 격려금(PI)'으로 연봉의 약 15%를 책정하고, PI의 최대 50%까지 자사주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DB하이텍이 자사주 옵션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보유 시 구매가(3만3천700원)의 15%를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2022년 말에 2023년 지급될 성과급에 대해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한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도 해당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들은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10∼50%)를 자사주로 선택하고, 1년을 보유하면 매입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더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인 PS를 초과분(기본급의 500%)을 더한 총 1천500%를 지급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이나 대만 TSMC도 자사주 옵션 제도를 도입, 실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회사가 성장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주식을 가진 본인(직원)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임원을 대상으로 RSU가 아닌 약정 시점에 회사가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보상(RSA)'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초과이익성과급(OPI)' 도입 이후 처음으로 임원에게 성과급의 50% 이상을 자사주로 선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상무는 성과급의 50% 이상, 부사장은 70% 이상, 사장은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선택해야 한다.
OPI는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특히 부사장 이하는 지급일로부터 1년간, 사장단은 2년간 각각 지급받은 주식을 매도할 수 없도록 했다.
만일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률만큼 지급 주식 수량도 줄어든다.
주가 하락 시 자사주 지급량도 줄이는 것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 같은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5만원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는 주가를 부양하고, 이를 위해 경영진 등 임원들의 참여를 적극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임원 성과급을 회사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자사주 선택 비율이 너무 높고, 주가가 실적 외 여러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다 보니 다소 가혹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다만 임원들이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책임 경영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선진국형 보상체제로 가는 첫걸음마를 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DB하이텍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는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식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burni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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