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가 주도하는 美증시, 상승 흐름 지속 … 1분기 변동성은 클 것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5.01.27 18:26:50
월가에서 보는 美증시 전망
이달말 빅테크 7곳 실적 발표
연준 28~29일 FOMC 회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관건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또다시 관세 리스크가 불거졌다. 취임 바로 다음날인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상품에 2월 1일부로 보편관세 10%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불공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는 통상 1분기(1~3월)에 대체로 상승세라고 알려져 있다. 새해 첫 달인 1월은 각종 펀드 매수세, 2월은 기업들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긍정적인 흐름이 대체로 3월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과거 일부 경향에 불과하다. 이달 중반까지 미국 증시에서는 간판 역할을 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주요 기술·반도체 기업들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바 있다.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5%를 향하는 식으로 빠르게 뛰면서 기업들 부채 부담을 키운 데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심리를 눌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 강세론을 내놓았던 글로벌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일례로 캐나다계 글로벌 투자사 RBC캐피털의 로리 칼바시나 연구원은 최근 고객 메모 등을 통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말 6600선까지 오르겠지만, 단기에 일시적으로 5~10%가량 하락하는 조정장이 펼쳐지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시장이 이 정도의 조정은 견딜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미국 금융사 네이션와이드파이낸셜의 마크 해켓 시장담당 수석전략가는 "올해 1분기 초에 관찰되는 증시 하락은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조정이며 올해 경기 침체나 증시 약세장을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기술적 조정은 시장 건전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며 통상 18개월마다 한 번꼴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기술적 조정이란 특정 종목 주가나 주가지수가 전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다만 올해 전반을 통틀어 보면 월가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등의 집계를 보면 주요 글로벌 투자사들은 S&P500지수가 내년 6500~7000으로 현재 수준보다 10%가량 더 오를 것으로 봤다.

일례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S&P500지수가 내년 말 6500, 도이체방크는 70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더 내려가면 기업들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고, 설비 투자와 인수·합병(M&A)이 늘어나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JP모건은 7대 대형 기술기업(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아마존·메타·알파벳·테슬라)을 제외한 493개 기업의 순이익이 11.4%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연준은 이달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행사에서 "금리 인하 속도는 일자리 시장 약화를 막으면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얼마나 많은 진전을 이루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트럼프발 고율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불안에 대해 "그것은 내 견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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