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있는 회사보다 '나'를 존중하는 곳 찾으세요

김혜순 기자(hskim@mk.co.kr)

입력 : 2025.02.03 16:22:22
매경 CEO 특강/ 손건석 유미코아배터리 R&D 총괄사장 한양대서
직원 개인 존중하는 기업문화
남들과 비교하는 의식 줄이고
일과 가정 충실할수있게 도와
업무효율 높이는 결과 가져와
취업때 대기업만 바라보기보다
유연한 조직 분위기 따져봐야








"대기업에서 퇴사한 후 이직한 외국계 기업에서 16년간 근속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과주의 문화와 개인 삶을 존중하는 분위기 덕분이었죠."

손건석 유미코아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최근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 CEO특강에서 "직장을 선택할 때에는 네임밸류보다 사내 문화와 복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국내 대기업에서 일했다. 2010년 순환 소재 기술 그룹 유미코아에 합류했으며 현재 한국유미코아 배터리머티리얼즈 글로벌 R&D 수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손 사장은 2차전지 핵심 소재를 개발하는 글로벌R&D센터를 한국에 유치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유미코아는 2025년까지 천안 지역에 3000만달러를 들여 R&D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를 둔 유미코아는 2차전지 양극재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전 세계 14개국에 진출했으며 전체 직원 수는 1만1500명에 달한다. 2023년 기준 매출(금속 부문 제외)은 38억유로(전체 매출 183억유로)를 기록했다.

손 사장은 '기업문화'를 주제로 특강을 이끌어 갔다. 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커리어 개발과 조직문화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은 '회사'보다 '나'를 중요시한다"고 언급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한국 기업들과 달리 임직원 개개인의 특성과 개인 생활을 우선시하는 문화다. 유미코아의 경우 직원들이 휴가와 근무를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으며 시간 외 근무는 금지된다.

손 사장은 "가정에서 성공한 사람이 회사에서도 성공한다"면서 "개인 생활이 자리 잡혀야 회사 업무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업무 효율과 조직 생산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손 사장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무조건 상사의 지시를 따르기보다는 직원들이 각자 자신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며 "시간이 더 걸리긴 하지만 담당자들이 그만큼 반복해서 검토하다 보니 결과물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은 "저희 어머니는 16년째 제 회사 이름을 물어보신다"며 청중 분위기를 환기하는 한편 "그런데 왜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대기업을 포기하고 우리 회사를 선택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자신의 니즈에 맞는 회사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라"며 "회사 네임밸류를 결정짓는 것은 그 조직에 속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손 사장은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자리, 계속 일하고 싶은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할 때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연공서열 개념이 희미한 외국계 기업에서 높은 수준의 성과물을 낸다면 승진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기업문화에서는 연공서열이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후배가 먼저 승진해도 '내가 뒤처졌으니 회사에서 나가야 하나'가 아니라 '후배가 능력이 좋네'로 인식된다. 그는 "서로 맡은 역할과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승진을 질투할 일도 없고 자극을 받았다면 그만큼 내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손 사장은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면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될 뿐만 아니라 개인 생활을 존중받으니 오래 일할 가치를 느낀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그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나에게 욱여넣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그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순 기자 / 장해린 인턴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03 19:50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