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요동치자...주식 던진 슈퍼리치 몰려간다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3.15 16:07:07 I 수정 : 2023.03.15 16:22:59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다양한 채권형 상품이 봇물을 이루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하나의 ETF를 담는 것만으로 다양한 채권에 분산 투자가 가능한데다 최근 채권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으로 차익을 기대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우량 국공채, 회사채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만기가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자금이 꾸준히 몰리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타이거(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 ETF를 지난해 11월 22일 상장 이후 1107억원 가량 사들였다. 상장 후 약 4개월 동안 단 3거래일만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세를 보였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서도 해당 ETF를 768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는데, 채권형 ETF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었다. 개인들의 최선호 상품으로 꼽히는 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 ETF(777억원)와 비슷한 금액이었다.

ETF로 채권을 투자할 경우 거래 비용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만기가 있는 채권 ETF는 만기가 되면 편입채권을 청산하면서 원금에 이자를 합한 상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만기까지 보유 시 운용 보수와 비용 등을 떼고 이자와 원금을 수령할 수 있어 ‘알채권’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글로벌운용팀 매니저는 “채권을 개별적으로 매수하면 종목이 워낙 다양한 만큼 유동성이 적고 거래가 불편하다”며 “ETF로 투자시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매매가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는 AA-이상 등급 이상의 각종 우량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기준 한국전력, 한국지역난방공사, 하나캐피탈, 신한카드 채권 비중이 높다. 상품 이름에 포함된 ‘25-11’은 만기를 2025년 11월로 정해뒀다는 뜻이다. 정상우 KB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은 “채권의 만기가 정해져 있는 만큼 시장 금리가 흔들리는 것과 관계 없이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목표로 내건 만기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만기가 있는 또다른 채권 상품인 하나로(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 ETF와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도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수익률이 각각 6%, 5.7%를 기록했다.

다양한 채권 ETF가 쏟아지면서 채권 순자산 규모가 커지고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채권 ETF 순자산총액은 2019년 7조4781억원에서 최근 17조546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KIS국고채30년 Enhanced ETF의 올해 수익률은 8.9%를 기록해 국내 상장 채권 ETF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해당 ETF엔 연초 이후 53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석달 기준으로는 코덱스(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ETF가 4.3%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활용해 높은 자본 차익을 거두고자 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잔존만기(듀레이션)이 긴 장기채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ETF를 통해 채권에 투자하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주요 운용사들도 속속 운용보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최근 KB자산운용은 ETF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끌어 내렸다. KB자산운용에 따르면 2021년 5월 상장된 대표 채권형 상품인 KBSTAR KIS종합채권(A-이상)액티브 ETF 총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연 0.012%로 크게 낮췄다. KBSTAR KIS종합채권(A-이상)액티브 ETF는신용등급 A-이상의 국공채와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다.

금정섭 KB자산운용 본부장은 “운용사 간 보수경쟁으로 인해 선진시장과 비교해 볼 때 보다 저렴한 보수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채권형 ETF는 주식형에 비해 보수에 훨씬 민감한 만큼 보수인하에 따른 효과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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