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롯데손보, 변수는

입력 : 2023.03.15 16:13:56
제목 : '매각' 앞둔 롯데손보, 변수는
적자전환·메리츠證 분쟁 우려…IFRS17 도입은 '긍정적'

[톱데일리]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이 사모펀드운용사인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지 5년 차로 들며 매각 시점을 두고 여러 전망이 이어진다. 다만 흑자전환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실적과 최근 메리츠증권과 갈등을 빚고 있는 '펀드 손실' 등 몇 가지 변수가 적정 시점을 확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761억원, 628억원으로 집계됐다. JKL파트너스로 인수된 2019년부터 2년 동안 적자를 내다가2021년 영업이익(1339억원), 당기순이익(1233억원) 을 기록하며 흑자를 기록한 지 1년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롯데손보는 금리 변동에 따른 일부 자산 손실 인식과 장기보장성보험 상품 판매비 증가 등 일회성 요인이 적용된 탓이란 설명이다.

실제 롯데손보는 최근 장기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판매비가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비 지출은 3614억원으로 2021년보다 1009억원 가량 늘었다.

롯데손보가 JKL파트너스로 인수되기 전인 2018년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자동차보험과 장기보장성보험 비중은 각각 20.3%, 69.6%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자동차보험은 6.3%까지 줄었고 장기보장성보험은 87.3%까지 확대됐다.

롯데손보가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건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제도(IFRS17) 때문이다. 롯데손보와 관련업계는 포트폴리오 조정 탓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황은 조금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 수익성에 방해가 되는 자동차보험은 줄이고, 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를 구하는데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은 늘어난 결과가 본격화되는 만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SM은 보험사가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추후 얼마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미래예상이익을 추정해보는 지표다. 장기보장성보험이 CSM 규모를 높이는데 유리한 만큼 롯데손보도 이런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롯데손보에서 예상하는 CSM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1조6000억원 정도다.

IFRS17이 적용되면 사업비가 일시에 반영되지 않고, 보험계약기간 동안 나눠 인식하게 된다. 롯데손보도 이러한 제도 적용으로 판매비 지출이 올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최근 롯데손보가 메리츠증권과 진행중인 분쟁의 결과다. 롯데손보는 최근 5000만 달러(약 650억원) 규모의 펀드 손실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해당 펀드의 위법성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앞선 지난해 11월에는 펀드 판매사인 메리츠증권과 운용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에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분쟁의 쟁점은 '투자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고지했는지' 여부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의 투자 권유로 투자를 집행했을 당시 투자 위험에 대한 충분한 고지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이 내부적으로 해당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안정적인 투자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담보 구조의 취약성과 발전소 현금흐름의 심각한 변동성 등 특수한 위험성에 대한 고지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실사 과정에 롯데손보가 직접 참여한 만큼 해당 거래에 대한 변동성이나 구조를 모르고 투자한 건 맞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담보와 관련 내 용이 실사보고서 등에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 투자자들도 모두 해당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롯데손보의 해당 펀드에 대한 투자가 JKL파트너스 인수 이전인 2019년 2월에 이뤄진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소송에 나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매각을 본격화할 경우 펀드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질 가능성이 열려있는 만큼 사전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란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펀드 투자와 관련해 롯데손보와 메리츠증권의 주장이 서로 다른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 한 뒤 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JKL파트너스는 최근 불거진 여러 변수로 매각 시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일단 적자로 전환된 실적은 IFRS17 제도 하에서 기업가치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몸값'은 비교적 높게 책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펀드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해질 때까지 매각 시점이 조절될 가능성은 높다. 금감원의 조사와 별개로 롯데손보의 소송 결과에 따라 시점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손보가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한 내용은 '사기와 기망에 의한 계약취소' 건이다. 법원이 해당 소송 내용을 인정할 경우 롯데손보는 투자금은 물론 지연 이자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입은 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직원공제회 등 다른 기관들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만큼 어느 쪽이 승소할 지는 알 수 없어 소송 결과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면 매각 시점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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