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K푸드 최대 시장 올랐는데…관세전쟁에 수출 빨간불

작년 미국에 2조2천억원 농식품 수출…불닭·빼빼로·꼬북칩 인기농식품부, 농식품 분야 태스크포스 가동…시나리오별 대응방안 검토
김윤구

입력 : 2025.02.06 06:01:01


삼양라운드스퀘어, 미국 뉴욕서 불닭소스 제품 교환 행사
(서울=연합뉴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미국 뉴욕에서 소비자가 사용 중인 소스를 가지고 오면 불닭 새 제품을 주는 '소스 익스체인지' 행사를 열었다고 21일 밝혔다.사진은 불닭 패널을 든 호치.2024.10.21 [삼양라운드스퀘어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신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는 가운데 국내 식품 기업들은 관세 인상으로 미국 수출길이 좁아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강행하고 중국도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는 등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형국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K푸드의 최대 시장으로 떠올랐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對美) 농식품 수출액은 15억9천만달러(약 2조2천억원)로 전년(13억1천만달러)보다 2억8천만달러(21%) 늘어 수출 대상국 중 1위였다.

미국은 2023년 일본, 중국에 이은 3위였으나 1년 만에 이들 두 나라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대미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라면이 가장 많으며 혼합조제식료품, 기타음료, 기타베이커리제품, 김치 등의 수출도 많다.

미국이 한국까지 관세 전쟁을 확대하면 미국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불닭볶음면 수출 덕분에 지난해 3천억원 넘는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양식품[003230]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해외 공장이 없는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7%까지 높아졌다.

미국을 포함한 미주는 지난해 해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전년보다 8%포인트나 높아지면서 중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이다.

삼양식품 측은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경우 제품 판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격이 올라가면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미국 판매법인에서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가격을 올릴지, 아니면 마진을 줄일지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 행사
(서울=연합뉴스) 롯데웰푸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진행한 '빼빼로데이' 행사에 18만명이 몰렸다고 12일 밝혔다.사진은 뉴욕 빼빼로데이 행사.2024.11.12 [롯데웰푸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불닭볶음면 외에도 빼빼로, 꼬북칩 등 인기 과자의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지난해 미국 수출액이 1천3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빼빼로가 280만달러를 차지했다.

지난해 빼빼로는 미국 코스트코에 처음 입점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빼빼로데이에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18만명이 몰린 '빼빼로데이' 행사를 열기도 했다.

오리온[271560]의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325억원이다.

이 중 140억원을 꼬북칩으로 벌어들였다.

꼬북칩은 북미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에 이어 파이브빌로우와 미니소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관세가 오르면 영향이 있을 텐데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니 추이를 지켜보고 변화가 있으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미국에서 꼬북칩 단일 품목의 연 매출이 400억원을 넘으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K푸드 대표 품목인 김치 수출도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 김치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상[001680] '종가'는 미국에도 공장이 있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더 많다.

대상의 미국 지역 매출은 지난해 약 1천400억원 규모로 이 중 김치 매출이 가장 많다.

소주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하이트진로[000080] 미국 법인의 매출은 2023년 기준 63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롯데칠성음료[005300]의 대미 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3년간 연평균 46% 늘었다.

미국이 관세 전쟁으로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인 입장이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신중한 자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미국 신행정부의 통상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농식품 분야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시나리오별로 농식품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농식품 분야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업계, 식품업계와 지속 소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ykim@yna.co.kr, sun@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06 08:5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