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올해 들어 국채 선물 8조7천억원 '폭풍 쇼핑'

국내 경제성장 둔화 전망에 한은 기준금리 인하 베팅트럼프 관세 우려도 "물가상승보다는 성장하방 우려 주목"
임은진

입력 : 2025.02.09 06:05:01


국고채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 선물을 장바구니에 쓸어 담고 있다.

한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3년 만기 국채 선물을 7만2천990계약(7조8천39억원) 순매수했다.

10년 만기 국채 선물도 7천384계약(8천99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양 국채 선물을 올해 들어 총 8조7천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각각 7만8천348계약(8조2천539억원), 6만5천484계약(7조6천455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난 3일 외국인은 3년 국채 선물을 2만1천69게약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1일 2만1천402계약 순매수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같은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수세는 먼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일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비롯해 연내 세 차례 정도 인하해 현재 연 3.00%에서 최종적으로 2.25%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 이후 외국인의 국채 선물 매수세가 강해졌다.

1월 금통위 직후인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7일까지 3년 만기 국채 선물은 6만9천355계약, 10년 만기 국채 선물은 4만294계약 순매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 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 발언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되면서 신중한 스탠스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총재는 블룸버그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은이 현재 금리 인하기에 있지만, 이번(2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인하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통화정책 사전 예고)를 통한 3개월 이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위원이 5∼6명 수준으로 압도적일 경우와 성장률 전망치 추가 하향 조정"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으로 관세 부과 우려가 커지면서 확산한 한국의 경제 성장률 둔화 전망도 외국인 투자자의 국채 선물 매수 배경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강해지면 한편으로는 금리 상방 요인이 발생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내수 수요가 위축돼 금리 레벨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가져올 국내 물가 상승 요인보다는 성장 하방 우려 요인에 주목하면서 장기채 중심의 강세 압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형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인 자본 이탈이 채권 현물로 유입되지 않고 금리 파생 상품(국채 선물, 금리 스와프)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자본 차익 신호"라며 "명약관화한 한국 성장률 부진에 현물 국채를 매수하는 것보다 적은 자금으로 (파생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ng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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