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머스크에 테슬라 6%대 폭락... M7에서 밀렸다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2.12 15:46:52 I 수정 : 2025.02.12 16:00:44
입력 : 2025.02.12 15:46:52 I 수정 : 2025.02.12 16:00:44
작년말 고점 대비 주가 33% 하락
유럽·중국서 1월 전기차 판매부진
中서 BYD에 밀리며 전기차 입지 흔들
머스크, 광폭 극우 정치 행보 펼치고
갑작스런 이슈 만들며 SNS 설전
유럽·중국서 1월 전기차 판매부진
中서 BYD에 밀리며 전기차 입지 흔들
머스크, 광폭 극우 정치 행보 펼치고
갑작스런 이슈 만들며 SNS 설전
![](https://wimg.mk.co.kr/news/cms/202502/12/news-p.v1.20250212.d139117fe60b42a8ade88fb0f9afd90f_P1.jpg)
브로드컴과 TSMC에도 뒤처진다.
유럽과 미국 일부 지역의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광폭 정치 행보와 논쟁적인 이슈를 양산하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오너 리스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6.34% 하락한 328.5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16% 넘게 주가가 빠졌다.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최고점인 488.54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도 채 안 돼 34%가 떨어졌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이날 1조56억달러(약 1533조원)까지 추락해 브로드컴(1조102억달러), TSMC(1조81억달러)에도 역전당했다.
더 이상 ‘매그니피센트7(M7)’이라 불릴 수 없게 됐고, 시가총액 1조달러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머스크의 순자산도 올해 처음으로 4000억달러(약58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현재 자산은 3950억달러(574조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고점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4320억달러(약 682조원)에 육박한 바 있다.
먼저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부진해 회사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것이 주가 하락의 1차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월 독일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59.5% 급감한 1277대에 그쳤고,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같은달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각각 63%, 12% 급감했다.
중국에서의 1월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11.5% 줄었다.
전기차 판매를 위한 대외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발 미·중 관세전쟁 자체가 회사에는 악재다.
테슬라의 핵심 소재인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테슬라 차량 생산 비용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머스크의 광폭 정치 행보와 이슈 메이킹이 주가 하락폭을 키우고 전기차 판매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반이민과 인종주의를 지향하는 독일 극우 정당 지지 연설을 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선 ‘나치식 경례’를 떠올리게 하는 동작을 하는 등 반복적인 극우 정치 행보는 곧바로 독일에서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10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이 오픈AI에 대해 약 974억달러(약 141조원)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한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2022년 머스크가 트위터(현 ‘X’) 인수를 시도하면서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390억달러(약 56조원)어치 팔았고, 지분 매도 소식이 전해진 4월 이후 6개월동안 주가가 33% 하락했다.
갑작스런 오픈AI 인수 시도를 벌이면서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설전을 벌여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올트먼이 머스크 컨소시엄에 오픈AI를 내어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자, 머스크는 SNS를 통해 올트먼을 ‘사기꾼(swindler)’으로 지칭했고, 올트먼은 “일론의 인생 전체가 불안해 보인다. 그가 진심으로 불쌍하다”고 비꼬면서 이슈가 커졌다.
오너리스크가 강화되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는 글로벌 테슬라 차주들이 차에 ‘머스크가 지금처럼 미치기 전에 이 차를 샀다’는 표지를 붙이는 릴레이를 진행 중이다.
일렉트릭닷컴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자의 60%가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동이 테슬라 구매를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삭소 뱅크의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인 야콥 팔켄크로네는 “2025년 테슬라의 가장 큰 도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식”이라면서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부담이 현재 판매, 브랜드 충성도,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회사 스티펠은 테슬라의 순호감도가 사상 최저치인 3%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월가에서 오너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은 꽤 있었지만, 테슬라 수준의 시가총액을 보유한 회사의 CEO가 괴짜인 기업은 많지 않았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지인과의 내기에서 져 일일 승무원으로 변신한 적까지 있는 괴짜다.
지난 2023년에는 본인이 관리하고 있는 버진갤럭틱의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주가가 하루에 17% 곤두박질쳤다.
위워크의 아담 노이만 대표는 2019년 당시 자사의 신뢰도를 좀먹이는 괴짜로 불렸지만, 당시 위워크는 아직 상장 기업은 아니었다.
2001년 엔론을 파산으로 이끈 제프리 스킬링 CEO의 경우 회계 부정 사건을 벌인 것으로 ‘괴짜’와는 결이 달랐다.
한편,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테슬라 입지가 흔들리는 것도 회사에는 심각한 적신호다.
경쟁사인 중국의 BYD는 자사의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딥시크 인공지능(AI) 탑재 계획까지 내놨다.
반면 테슬라는 중국 당국의 기약없는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BYD의 지난해 중국시장 판매량은 370만대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나, 테슬라는 9% 늘어난 66만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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