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또 급발진하네”…테슬라 올라탔던 서학개미들 어질어질, 이유가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입력 : 2025.02.12 21:16:22
입력 : 2025.02.12 21:16:22
獨극우정당 지지 오픈AI 인수 제안…돌발행동에 투자자 멘붕
美정부효율부 이끄는 머스크
트럼프 전폭 지지에 기세등등
연일 극단적 정치 행보로 구설
오너리스크에 테슬라 주가 뚝
두달여 만에 30% 넘게 떨어져
유럽서 전기차 판매실적 급감
브로드컴·TSMC에 시총 역전
美정부효율부 이끄는 머스크
트럼프 전폭 지지에 기세등등
연일 극단적 정치 행보로 구설
오너리스크에 테슬라 주가 뚝
두달여 만에 30% 넘게 떨어져
유럽서 전기차 판매실적 급감
브로드컴·TSMC에 시총 역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광폭 정치 행보를 보이며 논쟁적인 이슈를 양산하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유럽, 중국, 미국 일부 지역의 전기차 판매 부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활동에 주력하자 ‘오너 리스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학개미 ‘최애’ 기업 테슬라의 주가는 두달여만에 30% 넘게 하락하며 시가총액 9위로 밀려났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브로드컴과 TSMC에 뒤처진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일보다 6.34% 하락한 328.5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16% 넘게 주가가 빠졌다.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최고점인 488.54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도 채 안 돼 34%가 떨어졌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이날 1조56억달러(약 1533조원)까지 추락해 브로드컴(1조102억달러), TSMC(1조81억달러)에도 역전당했다. 더 이상 ‘매그니피센트7(M7)’이라 불릴 수 없게 됐고, 시가총액 1조달러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머스크의 순자산도 올해 처음으로 4000억달러(약 58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현재 자산은 3950억달러(약 574조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 고점 기준 머스크의 순자산은 4320억달러(약 682조원)에 육박한 바 있다.
먼저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부진해 회사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것이 주가 하락의 1차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1월 독일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59.5% 급감한 1277대에 그쳤고,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같은달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각각 63%, 12% 급감했다. 중국에서의 1월 판매량도 전년 동월 대비 11.5% 줄었다.
전기차 판매를 위한 대외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발 미·중 관세전쟁 자체가 회사에는 악재다. 테슬라의 핵심 소재인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테슬라 차량 생산 비용은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머스크의 광폭 정치 행보와 이슈 메이킹이 주가 하락폭을 키우고 전기차 판매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반이민과 인종주의를 지향하는 독일 극우 정당 지지 연설을 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선 ‘나치식 경례’를 떠올리게 하는 동작을 하는 등 반복적인 극우 정치 행보는 곧바로 독일에서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10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이 오픈AI에 대해 약 974억달러(약 141조원)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한 소식이 전해졌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오픈AI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매도할까 노심초사 중이다. 머스크는 앞선 2022년에도 트위터(현 ‘X’) 인수를 시도하면서 테슬라 주식을 390억달러(약 56조원)어치 팔있고, 그 해 테슬라 주가는 연중 65% 폭락했다. 갑작스런 오픈AI 인수 시도 과정에선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설전을 벌여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또 머스크가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된 뒤 본업인 테슬라 경영은 뒷전이라는 비판도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 아들을 데리고 나타난 머스크는 “우리는 선출되지 않고 위헌적인 (입법·행정·사법에 이은 정부) 제4부인 관료주의를 갖고 있다”며 “이들(관료 집단)은 어떤 선출직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사람들 사이에 상호작용 없이 관료가 통치한다면 우리는 민주주의에 사는 것이 아니라 관료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라며 “국민의 의지에 맞지 않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DOGE 수장으로서 정부 주요부처 폐지, 공무원 대규모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는 머스크가 야당과 사법부의 제동에 개혁이 가로막히자 관료제 철폐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테슬라의 주가가 부진한데도 그의 신경은 미국 내 정치싸움에 쏠려 있다는 것이다.
삭소 뱅크의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인 야콥 팔켄크로네는 “2025년 테슬라의 가장 큰 도전은 기술이 아니라 인식”이라면서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부담이 현재 판매, 브랜드 충성도,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회사 스티펠도 테슬라의 순호감도가 사상 최저치인 3%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오너 리스크가 강화되면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는 글로벌 테슬라 차주들이 차에 ‘머스크가 지금처럼 미치기 전에 이 차를 샀다’는 표지를 붙이는 릴레이를 진행 중이다.
일렉트릭닷컴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자의 60%가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동이 테슬라 구매를 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월가에서 오너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은 꽤 있었지만, 테슬라 수준의 시가총액을 보유한 회사의 CEO가 괴짜인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지인과의 내기에서 져 일일 승무원으로 변신한 적까지 있는 괴짜다. 지난 2023년에는 본인이 관리하고 있는 버진갤럭틱의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주가가 하루에 14% 곤두박질쳤다.
위워크의 아담 노이만 대표는 2019년 당시 자사의 신뢰도를 좀먹이는 괴짜로 불렸지만, 당시 위워크는 아직 상장 기업은 아니었다. 2001년 엔론을 파산으로 이끈 제프리 스킬링 CEO의 경우 회계 부정 사건을 벌인 것으로 ‘괴짜’와는 결이 달랐다.
한편, 테슬라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테슬라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손실도 커졌다.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올해 들어 16.45% 내렸다. ‘KODEX 테슬라밸류체인FactSet’도 같은 기간 9.18% 떨어졌다.
테슬라와 채권에 혼합 투자하는 ETF는 그나마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지만 하락을 면치 못했다.‘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은 올해 들어 7.19% 떨어졌다. ‘KODEX 테슬라커버드콜채권혼합액티브’는 같은 기간 4.72%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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