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본부장 美가 칩·장비 수출 틀어막자 中만의 AI 생태계 구축 성공 딥시크로 새 성장엔진 장착 전기차·휴머노이드 등 주목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성능 칩과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재를 단행했지만, 현재까지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를 꺾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AI와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 테크주에 주목할 시점입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이 지난 1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딥시크 부상이 최근 2~3년간 규제로 위축된 중국 테크 산업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불어넣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19일 기준 홍콩 항셍테크지수는 올해 들어 29% 급등했다. 지난달 말 딥시크가 공개되면서 중국 증시에서 AI 기술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본부장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해 "미국의 제재로 고성능 칩 조달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낮은 비용으로 글로벌 선두 AI 모델에 필적하는 성능을 구현했다"며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국면을 바꾸며 자신들의 AI 생태계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기업이 서로 다른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개발된 AI 모델을 연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의 제재로 중국에선 GPU 칩 공급에 불확실성이 생겨 다양한 중국산 AI 칩이 확산됐다"며 "바이두는 AI 모델 간 융합이 가능한 '다중칩혼합훈련'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성과를 보이고 있고, 이는 향후 중국 반도체시장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본부장은 앞으로 중국 증시에서 테크주 중심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있는 중국판 매그니피센트7(M7)과 같은 대형주가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판 M7에는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비야디(BYD), 메이퇀, SMIC, 레노버 등이 포함된다. 이 본부장은 "중국 시장은 방향성을 타면 모멘텀이 매우 크다"며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중국 기업에 투자한다면 적은 비중으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