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 해제가 기름 부었나…강남3구 평균 거래가 8% 상승
강남구 '국민평형' 40억원에 계약…"반포·압구정은 집도 안 보고 계약금"전문가들 "서울 전반으로 확산하긴 어려워…단기 급등 부작용 주의해야"
오예진
입력 : 2025.02.23 07:05:01
입력 : 2025.02.23 0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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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 12일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에 부동산 매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5.2.13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토지 거래 허가 구역 해제 이후 서울 강남의 '국민평형' 아파트가 40억원에 계약되는 등 강남3구 아파트값이 급등 조짐을 보인다.
시장에서는 단기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런 상승세가 전체 시장으로 확산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 토지거래허가 해제 전후로 강남3구 평균 거래가 8% 상승 23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21일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토지 거래 허가 구역이 해제된 12일부터 20일까지 강남3구(서초·송파·강남)의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24억5천139만원으로 해제 전인 1∼11일(22억6천969만원)보다 8.0%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3구를 제외한 나머지 22개 구의 평균 거래 가격은 9억1천859만원으로 2.6%(2천462만원) 하락했다.
서울 전체 평균 거래가는 11억1천828만원으로 1.6%(1천773만원) 떨어졌다.
이달 1∼20일 기준으로 보면 강남3구 평균 거래 가격(23억1천119만원)은 전월 동기(22억6천472만원) 대비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머지 22개 자치구의 평균 거래가(9억3천702만원)는 6.2%,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거래가(11억3천161만원)는 8.2% 각각 내렸다.
대출 규제와 정국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는 한파가 덮쳤지만 강남3구는 토지 거래 허가 구역 해제 후 기름을 들이부은 듯 거래가가 오르고 있다.
해제 이전에도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12일을 기점으로 동반 하락 지역은 물론, 동반 상승하던 지역과도 격차를 벌렸다.
강남3구와 나머지 자치구 22개의 가격 차를 보면 이달 1∼11일 평균 13억2천648만원이던 격차는 12∼20일 15억3천280만원으로 15.6%(2억632만원) 확대됐다.
이런 현상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집값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달 셋째 주 기준으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0.22%포인트), 강남(0.19%포인트), 서초(0.07%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은 동반 상승세를 타던 마포(0.0%포인트), 광진(0.04%포인트) 등과도 상승 폭에서 차이를 벌렸다.
반면 동대문(-0.05%), 노원·도봉(각각 -0.04%), 금천·구로(각각 -0.01%) 등은 더 하락했다.
실제 거래를 살펴보면 송파구의 경우 1만 세대 안팎이 몰려 있어 대표 단지로 불리는 '엘리트'(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를 중심으로 호가가 치솟고 있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 타입 기준으로 트리지움은 지난 17일 26억원에 계약이 체결돼 지난 6일(24억8천만원)보다 1억2천만원 올랐다.
리센츠는 8일 27억원에 계약됐으나 14일에는 5천만원 오른 27억5천만원에 가격을 형성했다.
강남구도 지난해 12월 35억5천만원에 매매가 성사된 래미안대치팰리스가 이달 13일에 4억5천만원 뛴 4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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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 12일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들의 모습.2025.2.13 ksm7976@yna.co.kr
◇ 전문가들 "상승세, 전반 확산은 어려워…단기 급등 부작용 주의해야" 부동산 업계는 당분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 지역 부동산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토지 거래 허가제로 묶였던 잠실은 저가 매물이 다 소진됐고 지금은 송파에서 집을 판 사람들이 강남, 서초로 넘어오고 있다"면서 "반포, 압구정은 거래될 때마다 신고가가 나오고 있어서 사려는 사람 중 집도 안 보고 일단 계약금부터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런 움직임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후에도 거래량만 감소했을 뿐 가격 하락 효과는 별로 없었는데 현재 시장이 (해제의 영향을) 너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격이 오른 곳들이 잘 내리지는 않겠지만 상승세가 전 지역으로 확산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면서 "재건축도 아니고 일반 아파트에 대해서만 해제한 것이기 때문에 자칫 '상투'(가격 고점)를 잡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취득세나 종부세 부담 등을 고려하면 '똘똘한 한 채'나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교체 수요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강남3구 가격 오름세는 연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이 3천건에서 왔다 갔다 하며 평월보다 저조하고 구로, 금천 같은 다른 지역은 하락하는 등 전방위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인중개사 A씨는 "시장 측면에서 봤을 때 지방은 이미 가격이 많이 내려가 힘든 상황인데 서울과 비교해 양극화가 심화할 우려가 있고, 지금처럼 시장이 과열되고 아파트값이 폭등하다 보면 시장 상황에 따라 강남도 갑자기 폭락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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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5년 만에 풀린다.서울시는 12일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조정안은 13일 공고 후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사진은 이날 토지거래허가 해제구역으로 발표된 잠실 아파트 일대 모습.2025.2.12 saba@yna.co.kr
ohyes@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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