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만 보고 있다”…관세폭탄 예고에 울산경제 ‘비상’, 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5.02.23 08:35:43
지난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 품목을 확대하겠다고 예고한 뒤 산업도시 울산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 울산의 주력 수출 품목이 자동차인 데다가 대미 수출 비중까지 높은 까닭이다. 차량 생산은 물론, 연관 산업까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울산 수출액은 88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31% 수준인 274억달러가 자동차 수출액이다. 석유제품(27.5%), 석유화학제품(12%), 선박류(8%) 등 다른 울산 주요 품목의 수출액 비중보다 훨씬 높다.

자동차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울산의 자동차 전체 수출 실적의 55%(150억달러)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울산 전체 수출액의 17%에 이르고, 대미 수출액(234억달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달할 정도다.

앞서 이같은 성과를 내온 건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 현지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던 영향이다.

향후 트럼프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면 안 그래도 성장세가 부진해진 울산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을 기다리고 있는 완성차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수출이 급감하면 전국 최대 자동차 생산공장을 둔 현대자동차뿐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와 전후방 기업들이 모두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한 자동차 업계 종사자는 “모두 근심에 빠져 ‘트럼프의 입’만 예의주시하는 실정”이라면서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해 최악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는 울산 수출이 연초부터 불안하게 출발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 1월 울산 수출은 6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6.6%나 감소했는데, 그중 자동차는 승용차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26.9%나 급감한 19억달러에 그쳤다.

최진혁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현재 국내 산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방미해 있는데, 협상력을 발휘해 성과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가령 미국에 투자 중인 업체는 관세를 면제하는 예외 조항을 적용받도록 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통상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그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런 위기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 개발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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