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불황에 서학개미 보관금액도 꺾였다 … 저가매수로 대응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5.02.25 16:47:14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물가 압박 커진 탓에
보관금액 사상 최고치 찍은 후 하락세 전환
저가매수로 대응하며 매수액은 오히려 늘어


그림=챗GPT


새해 들어 미국 증시가 불황에 접어들면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가치 역시 지난해 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이달 서학개미의 미국증시 보관금액은 1112억달러였다.

이는 1월 1137억달러는 물론 지난해 12월의 1121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특히 서학개미는 올해 1월 미국 주식을 40억7841만달러어치 순매수했음에도 보관금액이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에는 서학개미가 가진 미국증시 보관금액이 급격히 상승한 바 있다.

1년 전인 2024년 2월 서학개미 미국증시 보관금액은 721억원에 불과했으나 점점 상승해 같은 해 11월에는 1061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S&P500 지수가 23.3% 급등하는 등 미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며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된 결과다.

2024년 미국 증시는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 힘입어 엔비디아를 비롯한 각종 기술주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신임 대통령이 관세 상향, 이민자 추방 정책 등을 내세우며 물가 상승 압박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주가도 짓눌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들어 S&P500 지수는 2월 24일(현지시간)까지 1.73% 오르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9%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서학개미가 대량으로 보유한 나스닥의 주요 종목들이 새해 들어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달 21일 기준으로 서학개미가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한 종목은 테슬라인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개입 논란과 중국 전기차의 약진으로 인해 새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12.85% 하락한 상태다.

또 서학개미의 보관금액 2, 3위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와 애플 역시 이른바 ‘딥시크 쇼크’와 판매량 부진 등으로 주가가 횡보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서학개미들은 미국주식 매수를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떨어진 주가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실제로 이달 1~24일 동안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순매수액은 24억3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을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을 14억7412만달러 순매수한 바 있다.

특히 이러한 순매수액의 절반 이상은 테슬라와 테슬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1~24일 동안 서학개미는 테슬라와 디렉시온 테슬라 2배 ETF(TSLL)를 각 6억6100만달러, 5억1363만달러씩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에 미국 증시가 횡보하자 서학개미가 투자금을 거둬들인 것과는 상반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9, 10월 서학개미는 미국 증시를 각각 4억8668만달러, 7억6145만달러어치 순매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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