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화성이 붉은 이유는…"산화철 광물 '페리하이드라이트' 때문"

美·스위스 연구팀 "철과 차가운 물이 반응해 형성…과거 습한 환경 시사"
이주영

입력 : 2025.02.26 05:00:00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붉은 행성'(red planet)인 화성이 붉게 보이는 이유는 수십억 년 전 물이 풍부할 당시 만들어진 산화철 광물 '페리하이드라이트'(Ferrihydrite)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우주기구(ESA) 혜성탐사선 로제타가 2007년 촬영한 화성
[ESA & 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RSSD/INTA/UPM/DASP/IDA, 2007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브라운대와 스위스 베른대 공동연구팀은 26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화성 궤도 탐사선과 탐사로버의 관측 데이터와 실험 데이터 분석 결과 화성의 붉은 먼지는 수분이 풍부한 산화철 광물 페리하이드라이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페리하이드라이트는 물이 풍부한 환경에서 형성되는 물질로 지구에서는 일반적으로 화산암·화산재의 풍화 과정과 관련이 있다며 이는 건조한 녹 같은 적철광(hematite) 때문에 화성이 붉게 보인다는 기존 이론과 상반된다고 말했다.

화성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토양에 포함된 철(Fe)이 물·산소와 반응해 붉은색 녹(산화철)이 슬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산화철은 종류가 다양하고 형성과정을 규명하면 당시 화성의 환경 조건을 알 수 있어 물질의 정체와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화성 먼지의 산화철 성분에 대한 이전 연구는 궤도 탐사선 관측만으로는 물이 포함돼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화성을 붉게 만든 물질이 건조한 표면의 철 성분이 수십억 년간 대기와 반응해 형성된 적철광일 것으로 추정해 왔다.

화성이 붉게 변하는 과정
토양·암석 속 철 성분이 산소·물과 반응해 산화철 광물 형성→산화철 광물이 침식 작용으로 강·호수·바다로 유입돼 쌓임→수십억 년간 풍화작용으로 먼지 형성→붉은색 먼지가 바람에 날려 표면 뒤덮음.[ESA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정찰궤도선(MRO), 유럽우주국(ESA)의 궤도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와 가스추적궤도선(TGO) 관측 자료와 큐리오시티(Curiosity), 패스파인더(Pathfinder), 오퍼튜니티(Opportunity) 등 탐사선의 지상 측정 자료를 새로운 실험 기법과 결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화성의 붉은 색은 철 성분이 차가운 물과 반응해 형성되는 페리하이드라이트라는 산화철 광물과 가장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페리하이드라이트는 보통 차가운 물이 있을 때 빠르게 형성되기 때문에 화성 표면에 물이 있었을 때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건조해진 다음 물리적, 화학적 풍화로 미세한 먼지가 돼 표면을 뒤덮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그라인더 기계로 페리하이드라이트를 사람 머리카락 지름의 100분의 1 크기 먼지로 만들고, 이를 화성 궤도 탐사선과 같은 기술로 분석해 실제 화성 표면 관측 결과와 가장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험실에서 만든 페리하이드라이트 먼짓가루
[A.Valantinas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페리하이드라이트는 과거 화성에 생명체의 필수 요소인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하는 환경이 있었을 수 있고, 수십억년 전 습한 환경에서 건조한 환경으로 전환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아도마스 발라티나스 박사는 "페리하이드라이트는 화성의 모든 먼지와 암석 속에 있을 것"이라며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화성이 붉은 이유라고 생각한 것은 우리가 처음은 아니지만 실험실에서 화성 먼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이를 증명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화성에서 페리하이드라이트가 형성됐다는 증거이고 이를 위해서는 산소와 물이 철과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런 조건은 건조하고 추운 오늘날과는 매우 다르며 화성의 바람이 페라하이드라이트 먼지를 사방으로 퍼뜨려 화성의 붉은 색을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Adomas Valantinas et al., 'Detection of ferrihydrite in Martian red dust records ancient cold and wet conditions on Mar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6970-z scitec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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