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0.03명!”…대한민국 출산율, 9년 만에 반등했다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입력 : 2025.02.26 18:22:48
2023년 0.72명 → 작년 0.75명
정부 “올해 0.8명 근접” 전망

“인구 대역전 모멘텀 위해선
고용·주거·돌봄 더 개선을”


한 산후조리원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이충우 기자]


대한민국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바닥을 치고 반등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율은 0.75명으로 2023년 0.72명보다 0.03명 상승했다. 2015년 1.24명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이어진 하락세가 9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23만8300명으로 2023년보다 8300명(3.6%) 늘어났다. 월별로는 지난해 1월 출생아 수가 2만1500명에서 6월 1만8300명으로 완만히 줄어들다가 하반기부터 매달 2만명을 상회했다. 통상 출생아 수가 계절적 요인으로 연간 상고하저 경향을 보이던 것을 감안하면 출생아 수 증가세가 확연하다.

베이비부머 자녀 세대인 1990년대생 ‘에코붐 세대’가 주 출산 연령인 30대에 접어들고, 코로나19 시기에 미뤘던 출산이 몰린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구조상 30대 초반이 많이 늘었고,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혼인이 지난해부터 많이 늘어 연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게 반등 요인”이라며 “(청년들이) 결혼과 자녀를 낳는 것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출생아 수도 지난해보다 1만여 명 늘어난 25만명으로 예상한다”며 “합계출산율은 0.79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한국 출산율이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 출산율은 세계은행(WB) 258개국 기준 홍콩 다음으로 낮다.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최하위였고, 전체 평균 출산율 1.51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철희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은 “반등 지속성과 규모 등에서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팬데믹 이후 높아진 결혼 수요가 해소된 이후에 반등 모멘텀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청년 고용, 삶의 질 지표 등 출산을 이끌 선행 지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선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 돌봄·주거 분야에 대한 지원 폭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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