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성장 둔화에 관세충격까지…세계증시 첩첩산중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입력 : 2025.02.28 17:59:31 I 수정 : 2025.02.28 19:43:21
아시아 증시 '검은 금요일'
中에 추가관세 10% 계획 나와
반도체 업종 우려커져 줄하락
엔비디아 실적 전망 실망감에
전력기기주 4분기 상승분 반납
테슬라 부진에 LG엔솔 5% 뚝
美증시 하락장에 아시아 동조
당분간 투자심리 악화 이어져






미국 증시 약세에도 버티던 아시아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언에 된서리를 맞았다. 연초부터 반복된 관세 강공책에 이미 시장에 면역이 생겼지만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주의 하락 영향이 컸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 성장세가 더뎌진 상태에서 트럼프의 '3월 4일 10%포인트 추가 관세'는 직격탄이 됐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밸류체인의 하락이 코스피 조정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8.48% 급락한 것을 비롯해 브로드컴(-7.11%), 마이크론(-6.03%), TSMC(-6.95%) 등 주요 반도체 기업도 하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09% 하락하며 반도체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증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에 이미 시행 중인 10%포인트 추가 관세에 10%포인트를 더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때문에 반도체·하드웨어 부문 전반의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며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점이 한국 반도체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 수혜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52% 내린 19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3.2% 하락한 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DB하이텍(-10.28%)이 급락한 것을 비롯해 한미반도체(-6.5%), 이오테크닉스(-7.63%) 등 SK하이닉스 밸류체인에 속하는 기업 주가도 하락했다.

반도체주뿐만 아니라 AI 밸류체인의 하나인 전력기기 기업도 엔비디아가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 HD현대일렉트릭이 4.12% 하락한 것을 비롯해 효성중공업은 5.05% 내리며 지난해 4분기 상승분을 반납했다. 일본에서도 도쿄일렉트론이 4.45%, 어드밴테스트가 8.78% 하락하는 등 반도체 장비주들이 무더기로 하락하면서 닛케이225 지수를 작년 9월 수준으로 되돌려놨다. 홍콩 증시에서 그동안 중국판 M7(Magnificent7)으로 불리던 알리바바, 샤오미 등도 4%씩이 넘는 하락폭을 나타냈다.

테슬라의 주가 조정에 LG에너지솔루션이 4.99% 하락했으며 이달 들어 급등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8.47% 내리는 등 업종 전반에 조정이 이어졌다.

미국 하락장에 아시아 증시가 또다시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투자 심리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3월 관세라는 정책 이벤트, 4월 실적 시즌의 고비를 지나가야 한다"면서 "국내 증시도 다시 조정이 나오고 있으며, 미국 기술주와 정책이 조정의 이유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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