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플로우] 美 테슬라 주가 폭락에도 서학개미 '사자' 행렬

한주간 테슬라 주식·ETF 2천700억원 순매수…주가는 17% 급락국내 증시 조정에도 예탁금·빚투 '우상향'…MMF는 4조원 감소
김태균

입력 : 2025.03.01 08:00:03


테슬라 회사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최근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매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테슬라 주가를 갑절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몰리는 등 쏠림 현상이 지속돼 손실 위험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2월 21∼27일) 테슬라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외국 종목 3위로 8천300만여달러(1천217억원)가 순매수 결제됐다.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증폭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쉐어스' ETF는 순매수액 2위로 금액이 1억500만여달러(1천542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순매수 1위는 고위험 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 SHS' ETF(2억1천358만달러)가 차지했다.

테슬라 주가는 같은 기간 337.8달러에서 281.95달러로 16.5%가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요직을 맡으며 '괴짜' 정치 행보를 보이는 것이 많은 소비자에게 반감을 일으키는 데다, 최근 테슬라 차량의 유럽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세가 거세진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작년 미국 대선일인 11월 5일 251.44달러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90% 이상 '로켓 상승'을 거듭해 12월 17일 479.86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 주가는 최고점 대비 41.2% 추락한 상태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매수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저가 매수 전략으로 보이지만, 지속되는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뜩이나 변동성이 큰 테슬라 주가를 2∼3배 증폭해 따르는 고위험 ETF에 국내 투자자금이 많이 묶여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런던에 상장된 테슬라 3배 레버리지 ETF는 작년 12월 고점 대비 하략률이 80%를 넘어섰다.

뉴욕에 상장된 테슬라 2배 ETF도 70% 넘게 추락했다.

이중 런던 ETF는 자산의 90%, 뉴욕 ETF는 43%가 한국 투자자 몫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허재환 연구원은 "테슬라는 로봇, AI, 차세대 인터넷(스타링크) 등 여러 분야에서 두루 뛰어난 역량을 가진 혁신 선도주지만, 단기적으로는 'CEO 리스크'와 전기차 부진 등 불확실성이 있다"며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난 한주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액(매수+매도액)은 134억2천200만여달러로 전주(106억8천700만여달러)보다 25.6%가 늘었다.

한편 국내 증시가 회복세에서 벗어나 조정을 받았음에도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7일 55조2천184억원으로 한주간 2천597억원 증가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도 우상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1천927억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3천817억원이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클수록 불어난다.

반면 대표적인 파킹 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87조4천127억원으로 일주일 전(85조4천942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MMF 잔고는 27일 기준으로 212조2천512억원으로 21일 대비 4조2천915억원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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